김도균 서울 이랜드 감독이 성적과 육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이랜드는 최근 다시 연승 바람을 타며 3위까지 뛰어올랐다. 선두권과 격차가 있지만, 성적만 놓고 본다면 창단해인 2015년 이후 최고다. 올 시즌부터 이랜드의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체질개선에 나섰다. 승격 경험이 있는 김 감독은 '베테랑' 오스마르, 김영욱 김오규 등을 영입해 팀의 중심을 잡았다. 외국인 선수로 파괴력을 끌어올렸고, 무엇보다 젊은 자원들을 적극 활용해 경쟁력을 높였다.
이랜드는 올 시즌 22세 이하 자원들을 가장 잘 쓰는 팀 중 하나다. 수치가 말해준다. 이랜드의 22세 이하 선수들이 현재까지 그라운드를 누빈 시간은 총 3063분이다. 3225분의 성남FC에 이어 K리그2에서 두번째로 많은 시간이다. 팀내 22세 자원 중 가장 많은 1153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서재민은 중원의 확실한 축으로 자리잡았고, 변경준도 주전 날개로 활약 중이다. 변경준은 3골-3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2 22세 자원 중 가장 많은 골과 도움을 기록 중이다. 2005년생 김결까지 터졌다. 김결은 지난 주말 성남전에서 결승골을 쏘아올렸다. 데뷔골이었다.
사실 김 감독은 알아주는 육성 전문가다. 김 감독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현대중을 이끌었다. 2013년 전관왕의 신화를 달성하기도 하는 등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김 감독은 이 기간 동안 대표급 자원들을 다수 배출했다. 현역 A대표만 3~4명이다. 김 감독은 현대중에서 설영우(즈베즈다) 홍현석(헨트) 이동경(김천) 오세훈(마치다) 이기혁 이상헌(이상 강원) 안재준(포항) 박정인(대전) 등을 직접 발굴해, 성장시켰다.
하지만 김 감독은 수원FC 시절 22세 자원들을 잘 활용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5분 컷은 물론, 1분 만에 교체를 단행한 적도 있었다. 매경기 잔류 싸움에 하고 있던 김 감독 입장에서는 냉정한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유스 시스템이 제대로 뿌리내리지 않은 수원FC에는 쓸만한 자원이 거의 없었다. 이기혁 이영준(수원FC) 정도였다. 그나마 이 두 선수도 김 감독이 직접 찍어 데려온 선수들이었다. 김 감독은 22세 자원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지 못한 것에 늘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김 감독은 이랜드에서 다시 한번 장기를 발휘하고 있다. 승격에 대한 압박감이 있기는 하지만, 이랜드의 토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자원들을 중용, 육성 중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