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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미국)=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결전이 목전이다. 울산 HD가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첫 발을 뗀다.
전술의 키는 윙백이다. 루빅손이 왼쪽, 엄원상이 오른쪽에 위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루빅손은 포백에서도 풀백과 윙어를 오갔다. 반면 '스피드의 화신' 엄원상은 윙어 포지션에 최적화 돼 있다.
그는 16일 울산의 베이스캠프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르네상스 샬럿 사우스파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항상 훈련도 공격수들과 했는데 수비수들이 어떤 입장인지 몰랐다. 되게 힘든 것 같다. 계속 나가다보니까 (세 살 어린)명관이가 화를 내더라"며 멋쩍어 한 후 "계속 왔다갔다해 체력적으로도 힘들어 죽을 것 같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믿어주시고 윙백이 중요하니까 최대한 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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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와의 전쟁'이다. 섭씨 30도를 넘는 것은 기본이다. 습도도 90%에 가깝다. 엄원상은 "환경이 너무 좋지만 너무 더워서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다. 샬럿보다 올랜도가 더 덥다는데 큰일 났다"고 걱정했다.
그리고 "우리는 도전자 입장이다. K리그에서는 3년 연속 우승을 해 견제를 받았다면 여기에선 마음 편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내 스타일을 모르니 그런 점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을 거다. 세계적인 선수들도 있고, 매 경기가 큰 동기부여다. K리그에서 했던 것과는 다르게 움직일 거다. 그걸 잘해야 K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엄원상은 '울산 왕조'의 산역사다. 둥지를 튼 2022년, 첫 시즌에 팀내 최다인 12골-6도움을 기록하며 17년 만의 우승 가뭄을 털어내는 데 일조했다. 2023년과 지난해, 부상 암초에도 4골-4도움, 4골-2도움을 각각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18경기에서 1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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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월드컵은 기회의 무대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1년 앞서 경험할 수 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칠 경우 해외 진출의 통로가 될 수 있다.
그는 "대표팀은 항상 욕심이 있다. 그 자리는 함부로 갈 수 없는 자리다. 잘하는 선수들이 가는 자리고, 욕심만으로 되는 건 아니고 내가 잘해야 갈 수 있다. 아직 시간이 남았고, 보여줄게 많다고 생각한다. 항상 대표팀은 노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미국을 먼저 경험하는 것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하자 "미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이 대회만 보고 왔다. 그렇게 말하니 감회가 새롭긴 하다. '사전답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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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지막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나 일단 준비하는 건 스리백의 윙백 자리니까 내 쪽에선 실점이 안 나왔으면 하는 거다. 생각도 바뀌더라. 수비 쪽으로 훈련하면서 내가 실수하면 실점이라는 강박이 있다. 실점은 안하면 좋겠지만 한다고 해도 내 쪽에서는 안했으면 하는 게 제일 크다"며 '소박'한 바람을 토해내며 재차 미소지었다.
엄원상은 100m를 11초대 주파하는 준족이다. 그의 질주가 울산의 희망이다.
올랜도(미국)=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