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의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는 'U-22(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제도' 완화다. K리그1은 사실상 폐지했다. U-22 선수 출전 여부와 상관없이 경기 중 5명을 교체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엔트리 포함 여부에 따른 교체 자원의 제한은 있지만, 대부분의 팀들이 문제없이 매경기 5명씩 교체하고 있다.
2019년부터 시작된 'U-22 선수 의무 출전 제도'는 뜨거운 감자였다.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준다는 취지에는 모두가 공감했지만, 기량이 떨어지는 어린 선수들이 강제로 들어가다보니, 경기의 질적 저하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전반 10~20분대 U-22 자원들을 조기에 교체하는 '꼼수'까지 난무했다. 결국 최상의 상품을 팬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K리그는 애지중지하던 'U-22 선수 의무 출전 제도'를 정리했다.
그러자 "베테랑 선수들을 선호하는 국내 감독들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당장 젊은 선수들의 출전 길이 막힐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졌다. 더욱이 외국인 선수의 경기 엔트리 등록 및 출전이 기존의 4명에서 5명으로 늘어나며, 젊은 선수들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 했다. 젊은 K리거들의 성장은 한국축구의 미래와도 직결된 만큼, 의미있는 우려기도 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하지만 기우였다. 'U-22 선수 의무 출전 제도'가 폐지됐음에도, 젊은 선수들은 여전히 K리그1 무대를 누비고 있다. 대표적인게 서울의 '슈퍼루키' 손정범(19)이다. 오산중, 오산고를 거친 서울의 성골인 손정범은 올 시즌을 앞두고 프로로 직행했다. 2월 비셀 고베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손정범은 리그가 개막되자 더욱 입지가 넓어졌다. 주전급 미드필더로 활약 중이다. 18일 포항전에서 도움을 올린데 이어 22일 광주전에서는 데뷔골까지 넣었다. 18세 21개월 5일의 나이로 데뷔골을 터뜨리며 서울 구단 역대 최연소 득점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기동 감독은 앞으로도 손정범을 중용, 차세대 미드필더로 키우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손정범 뿐만이 아니다. '제2의 박지성'으로 불리며 K리그 최고 가치의 사나이, 강상윤(22)은 올 시즌에도 전북 중원의 핵으로 활약 중이다. 지난 시즌 주춤했던 최우진(22·전북)은 성장한 모습으로 출전 시간을 늘리고 있다. 지난 시즌 양민혁이 달았던 등번호 47번을 물려받아 강원 수비진의 한축을 담당했던 신민하(21) 역시 변함없이 중용되고 있다.
제주 유스 출신으로 지난 시즌 3골-2도움을 올린 김준하(21)도 올 시즌 제주가 치른 5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여전한 입지를 과시했다. 세르지우 코스타 제주 감독은 김준하 외에 박민재 조인정 최병욱까지 2005년생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스 출신을 적극 활용하는 포항은 팀의 미래로 불리는 조상혁 한현서(이상 22) 황서웅(21) 이창우(20) 등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징계로 선수 등록이 불가능한 광주는 올 시즌 5경기에서 무려 7명의 22세 이하 선수들을 활용했다. 22세 문민서는 올 시즌 U-22 선수들 중 가장 많은 493분을 소화할 정도로 이정규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이 밖에 김용혁 공배현(이상 19) 등도 4경기나 뛰었다.
안양의 김지훈 채현우(이상 22), 인천의 박경섭(22) 최승구(21), 울산의 정재상(22), 강원의 김도현(21), 전북의 진태호(20), 서울의 박장한결(22) 등도 경기에 나섰다. 대부분 지난 시즌부터 뛰었던 선수들이다. 'U-22 선수 의무 출전 제도'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났음에도,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프로의 기준은 오로지 실력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