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인구 한 명 늘리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한다면, 그 자체로도 K리그 팀을 운영하는 효과는 분명하다고 봐야죠." 이재하 김천 상무 대표이사의 단언이었다.
경북 김천시는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관심지역'이다. 10년 전 KTX역 근처에 김천혁신도시를 건설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빠져나가는 인구를 막지 못했다. 특히 직장, 학업 등을 이유로 한 청년층의 유출은 치명적이었다. 2021년 돌파구를 찾았다. K리그였다. 상주시와 연고 계약이 만료된 상무 축구단을 유치했다. 김천 상무는 도시 분위기를 바꿨다. 지난해 김천 상무 홈 경기를 찾은 이는 총 5만3680명이었다. 13만3000여명인 김천시 전체 인구의 40%에 달한다. 이 중 총 관중의 40%가 외지인이었다. 2021년부터 2026년까지 김천 상무가 유발한 직간접적인 경제 효과는 1460억원에 육박했다.
무엇보다 지역 교육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K리그는 2008년 연령별 유스팀 보유를 의무화했다. K리그에 입성한 김천 상무 역시 U-12, 15, 18팀을 새롭게 만들었다. U-12팀은 자체 클럽으로 운영하고, U-15팀은 문성중과 U-18팀은 경북미용예술고와 협약을 맺었다. 축구부 유치 효과는 대단했다. 2019년 전교생 수가 52명에 불과했던 경북미용예술고는 축구부가 창설된 2021년 90명으로 늘었다. 수도권에서 김천으로 전학 오는 학생도 늘고 있다.
김천 뿐만 아니다. K리그 팀들을 보유한 대부분의 소도시들은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0년 사이에 1만명이나 인구가 줄 정도로 '소멸고위험지역'으로 분류된 경남 함안군이 대표적이다. 경남FC 산하 U-15팀인 군북중은 축구부를 통해 반 1개가 통으로 늘었다. 전교생이 100여명인데 축구부가 40%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전남 광양 등 다른 지역 상황도 비슷하다.
학생이 줄어들면 반이 줄고, 선생님도 줄어들고 나아가 폐교가 되는 악순환에 빠진 지방 학교 입장에서 K리그 유스팀은 복덩이나 다름없다. 축구부 숫자를 늘려달라는 요청은 물론, 다른 학교에서 유치 제안이 들어올 정도다. 이흥실 경남FC 대표이사는 "다른 지역이라고 상황이 다르지 않을거다. 결국 학교의 입장이라는 게 지역 사회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봐도 된다"고 했다.
이재하 대표는 "인구 한 명 늘리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엄청나게 많다. 인구소멸지역에 있는 도시들이 실제로 많은 돈을 쓴다. 물론 프로 축구단을 운영을 하는 데도 비용이 발생한다. 결국 선택의 문제"라며 "프로 축구단이 생기면 자연스레 유소년 팀이 생기고, 외지에서도 사람이 유입되게 된다. 단순히 세금을 쓰는 단체로 바라볼지, 소도시를 살리는 순기능을 하는 단체로 볼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분명히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보완할 부분도 있다. 강명원 울산 HD 대표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부모나 선수들 모두 지방보다는 수도권을 선호한다. 우리도 나름 이름값도 있고, 육성 시스템도 잘 갖춰진 팀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수도권팀과 경쟁을 하면 이기기 쉽지 않다. 좋은 선수 유입이 어렵다"며 "합숙이 안되는 부분이라던지, 수업 관련 부분이라던지 제도적으로 풀어준다면 지방팀들이 그만큼 할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난다"고 했다.
이흥실 대표도 "유입이 긍정 기능이라면, 그 반대에는 유출 문제도 있다. 대부분의 지방 구단이 좋은 선수들을 어렵게 찾아 윗 단계로 올리고 싶어도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좋은 선수가 탄생해야, 우리 팀으로 오고 싶어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투자할 여력도 생기는데, 최근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 유출을 안 시킬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 현대가 구상 중인 대형 프로젝트는 눈길을 끈다. 전북은 프로 선수들이 쓰고 있는 클럽하우스 인근에 국내 최고 수준의 유소년 클럽하우스를 건설, 통합 운영을 추진 중이다. 지자체-기업-구단이 삼위일체가 돼 전북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소년 메카를 만들겠다는게 핵심 아이디어다. 이를 통해 국내외 좋은 자원들을 유입시키고, 나아가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 대회 등을 유치해 지역 내 경제 효과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도현 전북 단장은 "단순히 우리 선수를 키워 쓰겠다는 차원을 넘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도록 고민 중"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