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왼발' 이강인(25·파리생제르맹·PSG)은 어린 시절부터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로 꼽혔다. 연령별 대표 시절부터 차원이 다른 패스, 볼키핑 능력 등으로 '월반'을 거듭했다.
이강인이 '막내형'에서 '부동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것은 2019년이었다.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이었다. 그는 만 18세의 나이로 대표팀에 합류, 한국의 FIFA 주관 남자 대회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강인은 대회 기간 2골-4도움을 기록하며 대회 MVP(최우수선수)인 '골든볼'을 거머쥐었다. 디에고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이상 아르헨티나), 폴 포그바(프랑스) 등 '레전드'가 영예를 안았던 바로 그 상이었다.
이강인 '골든볼'의 최고 조력자는 정정용 전북 현대 감독이다. 당시 U-20 대표팀을 이끌었던 그는 이강인의 오늘을 이미 들여다봤다. 2017년부터 연령별 대표팀에 불러 호흡을 맞췄다. 그는 이강인이 장점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전술을 활용해 재능을 극대화했다. 또 한두 살 많은 형들 사이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정 감독은 이강인을 향해 줄곧 "두세 살 형들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좋은 재목이다. 잘 성장시켜야 한다"며 "형들과 잘 지내려고 하고 인성도 좋다. 묵직한 맛이 있다"고 칭찬했다.
이강인은 폭풍 성장했다. 소속팀과 A대표팀에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오로지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제는 누가 뭐래도 한국 축구의 간판이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슈퍼 '게임 체인저'로 활약했고, 2026년 북중미월드컵에선 에이스로 나설 준비를 마쳤다. 정 감독은 흐뭇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두 번째 월드컵에 출격하는 '애제자' 이강인을 향해 "우리 때(U-20)는 막내였는데, 지금은 당연히 중추적 역할을 해줘야 하는 위치가 됐다. 첫 경기, 첫 단추부터 잘 채웠으면 좋겠다. 강인이가 공격의 중심이니까, 집중해서 기회가 오면 확실히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강인이가 골을 넣어줬으면 좋겠다. 최대한 오래 경기하길 바란다"며 활짝 웃었다. 그리고 "강인이가 공격의 키 플레이어다. 첫 경기 승리를 시작으로 32강, 16강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하겠다. '잘 큰' 우리 막내 응원한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홍명보호의 완전체는 곧 이강인을 의미한다. 그는 31일 오전 1시(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푸슈카시 아레나에서 열리는 아스널(잉글랜드)과의 2025~202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치른 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합류한다. 지난 시즌 창단 첫 UCL 정상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 PSG는 2연패를 정조준한다. 이강인은 최근 진행된 자체 연습 경기에서 마르퀴뇨스, 마트베이 사포노프 등과 한 팀을 이뤄 호흡을 맞췄다. 프랑스 현지 언론에선 이강인의 선발 출전 가능성을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PSG가 위기에 몰렸을 때 '비밀병기'로 등장할 가능성을 점쳤다. 이강인은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굳은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는 최근 황금색으로 머리를 물들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한편, 정 감독은 '전북 제자' 김진규와 송범근을 향한 따뜻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월드컵인 만큼 좋은 컨디션,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진짜 다 쏟아내고 후회없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래야 K리그에도 도움이 된다"며 '파이팅'을 노래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