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먼(미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카타르가 키운 꽃미남 스타' 조규성(28·미트윌란)이 우여곡절을 딛고 두번째 월드컵에 나서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29일(한국시각)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근교 헤리먼의 자이언스 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 훈련 전 인터뷰에서 "항상 마음가짐은 똑같다. 항상 월드컵이든 이렇게 소집되는 것만 영광으로 생각한다.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잘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이 낳은 스타인 조규성은 "그때 월드컵이 좋았다고 해서 이번이 좋으라는 법은 없지만, 저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러고 한다. 지금 몸 상태도 너무 좋고, 나 자신도, 팀도 기대가 된다"라고 했다.
조규성은 25일 홍명보호가 사전 훈련캠프를 차린 솔트레이크시티에 도착해 사흘간 고지대 적응 및 훈련에 임했다. 현재 몸상태에 대해선 "첫 날 훈련하면서 약간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좀 많이 적응된 것 같다"라고 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조규성이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발탁돼 사전캠프 훈련장에서 땀을 흘릴 것이라고 믿는 이는 많지 않았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가나전 멀티골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조규성은 2023년 전북 현대를 떠나 덴마크 미트윌란 입단으로 유럽 진출의 꿈을 이루며 커리어에 상승 곡선을 그렸다. 첫 시즌 두자릿수 득점을 폭발하며 팀의 리그 우승을 이끈 조규성은 시즌을 끝마친 2024년 5월 평소 불편한 부위였던 무릎 수술을 받았다. '매니스커스'라고 하는 무릎 반월상 연골 절제 수술이었다. 휴식기를 기해 무릎을 말끔히 치료하고 팀에 복귀할 계획이었는데, 재활 과정에서 합볍증이 발생했다. 그때부터 '지옥'이 시작됐다.
조규성은 지난해 8월 대한축구협회(KFA)와 인터뷰에서 "부상을 안고 6개월간 뛴 상황이라 수술을 해야 했다. 한국에서 수술을 마치고 재활을 하기 위해 이탈리아에 갔는데, 그곳에서 감염이 되며 무릎이 붓기 시작했다. 무릎에 찬 물을 세 번이나 뺐다. 감염 박테리아를 없애는 수술을 또 받았다. 수술 후 한 달간 병원에 누워있는데 몸무게가 12kg가 빠졌다. 하루에 3~4번씩 진통제를 맞았고, 밤에 계속 깼다. 그때가 살면서 제일 힘든 시기였다"라고 밝혔다.
커리어의 저점을 찍은 조규성은 1년 넘게 그라운드로 돌아오지 못하고 재활에 임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에야 소속팀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린 조규성은 11월 국내에서 열린 평가전을 통해 국가대표팀에도 재승선했다. 대전에서 열린 볼리비아전에 교체로 출전해 골맛을 보며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골을 넣고 가슴에 박힌 대표팀 엠블럼을 붙잡은 채 그간 울분을 토했다.
홍 감독은 당시 "내년(2026년)에 (소집하면)너무 늦다. 지금 이 시기에 대표팀이 도와줄 수 있는 건 그가 다시 소속팀에 돌아가서 대표팀에서 받은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거다. 그래서 이번에 발탁했다"라며 월드컵 발탁을 암시했다. 조규성은 3월에도 대표팀에 뽑혀 코트디부아르전에 교체로 나섰다.
조규성은 2025~2026시즌 미트윌란 유니폼을 입고 43경기에 출전해 7골 1도움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다. 월드컵 최종명단 발표를 하루 앞두고는 대표팀 동료 이한범과 함께 덴마크컵 우승컵을 들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솔트레이크로 날아왔다.
조규성은 '1년 전만 해도 북중미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의심을 하진 않았다. 재활 중에서도 빨리 복귀해서 대표팀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안 뽑힐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잘 준비하면 기회는 오겠지, 기회는 오겠지' 하면서 또 이렇게 잘 준비하다 보니 좋은 기회가 온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솔직히 부상 중에는 많이 힘들었다"며 "극복하고 열심히 하면 또 좋은 날이 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조규성은 2022년 카타르대회 가나전에서 헤더로만 2골을 넣었다. 한국 선수 최초 월드컵 본선 단일경기 멀티골 기록을 썼다. 훈훈한 외모까지 더해져 SNS 팔로워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그야말로 눈 깜짝할새 스타가 됐다. 당시 K리거였던 조규성은 엄연한 유럽파 신분으로 이번 월드컵에 나선다.
조규성은 "박스 안에서 싸워주고 볼 지켜주고 그런 부분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월드컵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조규성은 손흥민(LA FC), 오현규(베식타시)와 함께 홍명보호 공격진을 구축한다. 경쟁 체제에 대해선 "흥민이형, 현규, 나 모두 각자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5분, 10분이 주어지든 골을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소속팀에서 2선 공격수로도 중용된 조규성은 "팀은 팀이고 대표팀은 대표팀이다. 대표팀에 와서는 이 팀에 맞춰서 해야 한다. 소속팀에선 10번 자리도 보고 가끔 미드필더도 봤지만, 대표팀에선 공격수답게 골로 증명하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번 월드컵에선 헤더보단 발로 한 번 넣고 싶다고 덧붙였다.
카타르월드컵 가나전에서 헤더골을 합작한 이강인에게 더 많은 크로스를 올려달라고 주문할 생각이라고 했다. "강인이가 크로스를 올리는 궤적에 익숙해졌다. 내가 잘 찾아 먹어야한다"며 웃었다.
조규성은 '변신의 귀재'. 하지만 이번 소집 땐 단정한 검정 머리로 합류했다. 이에 대해 "지금 정체기다.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축구대표팀은 다음달 12일과 19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체코, 멕시코와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 2차전을 치르고, 25일 몬테레이로 이동해 에스타디오 BBVA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한다. 조규성은 최대한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헤리먼(미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