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보(미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전체적으로 잘했다." 홍명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6년 북중미월드컵 최종엔트리에 '깜짝 승선'해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친선경기에서 '깜짝 활약'을 펼친 수비수 이기혁(강원)에게 내린 호평이다.
대중의 시선도 다르지 않았다. A매치 두 번째 경기를 치르는 '초짜'답지 않은 여유, 시원하게 대지를 가르는 왼발 롱패스, 수비 진영에서 펼쳐보인 마르세유턴에 환호했다. '이제야 나타난 홍명보호 스리백 적임자'라는 평이 쏟아졌다. 단 한 경기만에 여론을 등에 업은 선수는 흔치 않다. 이기혁의 활약이 그만큼 임팩트가 컸다는 의미다.
31일(한국시각)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근교 프로보의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 현장에서 직접 본 이기혁은 2024년 홍 감독이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시점부터 2년간 꾸준히 호흡을 맞춘 선수같다는 인상을 풍겼다. 그는 스리백의 왼쪽에 위치, 90분 풀타임을 뛰었다. 홍 감독이 훈련을 통해 '대각선 전환 패스'와 같은 미션을 부여했지만, A매치 경험이 사실상 전무한 선수가 실전에서 그런 플레이를 직접 해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기혁은 "강원 전술과 유사해 어려움은 없었다. 스리백에서 공격시 포백으로 전환할 때 풀백 역할을 맡는 방식도 익숙했다"라고 말했다. 센터백, 풀백, 중앙 미드필더를 두루 맡을 수 있는 이기혁은 홍명보식 스리백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홍 감독이 '수비수라면 톡톡 튀는 플레이를 자제하고 볼 처리를 간결하게 하라'라고 주문하자, "부족한 부분을 더 개선할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자세까지 보였다.
홍 감독은 합류 시점이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해 선발 명단을 꾸렸다. 주전급 다수가 선발에서 제외됐고, 자연스레 일부 선수가 자연스레 시험대에 올랐다. 첫 해외 태생 귀화 선수인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도 그중 한 명이었다. 3월 A매치 때 부상으로 낙마한 카스트로프는 이번 소집 기간 '실전 능력'을 보여줘야 했다. 그는 기대한 대로 왼쪽 측면을 쉴새없이 오르내리며,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공격시엔 측면에서 안쪽으로 파고드는 인버티드 움직임으로 수비진에 혼란을 줬다. 홍 감독이 애타게 찾던 윙백의 모습을 어느 정도는 보여줬다.
왼발잡이 플레이메이커 이동경(울산)은 이기혁과 함께 '유이'하게 90분 풀타임을 뛰었다. 홍 감독은 "이동경이 경기가 계속되면서 본인의 공격 위치에 적응해가는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동경은 울산 시절 스승이기도 했던 홍 감독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후반 20분 오른쪽 측면에서 문전을 향해 왼발 아웃프런트 크로스로 조규성(미트윌란)의 헤더골을 도왔다. 조규성은 이동경의 크로스를 "맛있었다"라고 표현하며 감사의 인사로 커피를 사겠다고 했다. 세 선수의 활약은 홍명보호에 신선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조짐이다. 아직 월드컵 주전은 정해지지 않았다.
프로보(미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