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6 북중미월드컵 출전을 앞둔 이란 선수단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AP통신은 4일(한국시각)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소집 훈련 중인 이란 대표팀을 찾아 선수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란은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이후 북중미월드컵 보이콧 입장을 드러냈으나, 이를 철회하고 본선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으로 선정했던 베이스캠프지는 멕시코 북서부 국경도시인 티후아나로 변경했다. 그러나 뉴질랜드, 벨기에(이상 LA), 이집트(시애틀)와의 조별리그 G조 3경기를 모두 미국에서 치르는 일정이 문제다. 멕시코는 이란 선수단 비자를 발급했지만, 미국에선 아직까지 비자 발급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설령 비자가 발급된다고 해도 전시 상황의 '적성국'인 이란 선수단을 과연 미국이 어떻게 맞이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드필더 사이드 에자톨라히(샤밥 알 아흘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월드컵 준비에 끼치고 있는 영향에 대해 "솔직히 쉽진 않다"고 털어 놓았다. 세 번째 본선에 나서는 에자톨라히는 "나를 비롯한 몇몇 선수들에겐 수월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매일 국내 뉴스를 접하는 가운데 정치적 상황들이 선수단 사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경기장에 많은 이란 팬들이 찾아주실 것으로 예상한다. 그들의 기대가 우리에겐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이란 팬들을 자랑스럽게 해드리고 싶다. 이란인들이 세상 어떤 어려운 순간에도 해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첫 본선을 앞둔 모하마드 고르바니(알 와흐다)는 "우리가 특별한 상황에 처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선수인 만큼 좋은 경기를 위해 준비하고 훈련하는 게 우리 역할"이라며 "이란 국민들이 이번 전쟁 내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위해, 우리 국민의 기쁨을 위해 최선의 결과를 얻으려 그곳(미국)으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란 선수단이 본선 기간 정치적 이슈에 휘말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AP통신은 'LA에는 이란 현 정권에 반대하는 이란계 미국인 다수가 거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호주에서 열린 여자 아시안컵에서 이란 선수 일부가 망명 신청을 했다가 자국 정부 압박으로 철회했던 사례와 비슷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