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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5G 장비 업체 선정 임박…中 화웨이 도입 여부 관심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8-09-03 08:49


국내 이동통신3사가 내년 3월 세계 최초로 5G 통신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5G 핵심 장비 공급업체 선정에 나선다. 내년 3월 한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려면 6개월 넘는 망 구축 기간을 고려할 때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장비 선정을 마쳐야 한다. 장비 공급업체 선정을 앞두고 관심을 끄는 것은 글로벌 최대 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 제품의 채택 여부다. 가격과 성능을 고려하면 화웨이가 경쟁 업체 중 가장 뛰어나지만 중국산 장비 채택에 따른 비난 여론과 보안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화웨이를 비롯해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등 주요 제조사의 5G 장비 도입을 두고 막판 저울질 중이다. 이통3사는 이달 중 장비업체를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통3사는 업체별로 각각 2∼4개 장비사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LTE 서비스 도입 당시 SK텔레콤과 KT는 권역별로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 장비를 도입했고, LG유플러스는 여기에 화웨이까지 총 4개 업체 제품을 선정했다.

이통업계는 5G 장비업체 선정도 LTE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G 도입 초기 LTE 장비와 연동이 불가피하고, 기존 장비업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장비 호환과 관리 측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통3사 중 화웨이 장비 도입이 가장 유력한 곳은 LG유플러스다. 권영수 (주)LG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LG유플러스 임시주총에서 기자들과 만나 화웨이 장비를 예정대로 도입할 것을 시사했다.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가 5G 화웨이 장비를 바꿀 가능성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 6월말 당시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시절 중국에서 열린 MWC 상하아이 2018에서 "이변이 없는 한 5G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게 될 것 같다"고 말한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LTE 화웨이 장비를 구축한 서울, 수도권 일대에 화웨이의 5G 장비 도입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과 KT은 화웨이 장비 도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상용화 일정을 맞추기 위해선 가장 기술력이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화웨이 장비를 도입이 불가피하지만 여론의 동태를 살피고 있다.

화웨이의 5G 장비는 국내 전국망 대역인 3.5㎓(기가헤르츠)에서 경쟁사를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쟁사보다 1분기 이상 빨리 개발된 데다 숱한 성능시험을 거치며 안정성을 확보했고, 가격도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28㎓ 대역에 주력해오던 삼성전자는 3.5㎓ 대역에서도 적기에 장비를 공급하겠다며 맞불을 놓았지만 장비 안정성 확보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화웨이의 5G 핵심 장비는 상용화 수준에 도달했지만 삼성전자는 안정성 검증 측면에서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금 당장 장비를 채택해야 한다면 화웨이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글로벌 일부 국가에서 보안성 등을 이유로 화웨이 장비 도입을 규제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고, 국내 여론도 정보 유출 등의 문제로 화웨이 장비 도입에 대해 부정적"이라며 "국내 이통3사는 화웨이 장비공급업체 선정을 두고 내부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2012년 미국에서 화웨이의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의회 보고서가 나오면서 화웨이는 사실상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서 배제된 상태다. 호주 정부도 최근 5G 사업에 화웨이의 참가를 금지했고, 일본 정부 역시 정보 유출을 우려해 화웨이 장비에 대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수십년 동안 단 한 번의 보안사고도 없고, 한국 정부의 보안 요구에도 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의혹의 시선은 여전하다. 정부 차원에서도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서비스에 중국 제품이 활용될 경우 의미가 퇴색될 수 있는 점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통신업계 및 정치권 일각에선 화웨이 장비 도입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골적인 화웨이 배제가 자칫 중국과 통상 마찰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장비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이통3사가 장비 채택을 거부할 경우 중국의 정치적 보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장비 보안 문제는 화웨이 뿐 아니라 모든업체에 해당하는 문제인 만큼 화웨이 장비 채택 여부는 이통3사가 검증과 평가, 소비자 효율성 등을 얼마나 소비자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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