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핫인플루언서, 핫트렌드]'제2의 스타일난다'를 꿈꾸는 사람들-③주부 팔로워 열광시키는 '샴공' 김현수씨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8-09-28 08:36


콘텐츠 생산 방식이 바뀌고, 유통 성공 방정식이 바뀌었습니다. 소비자가 변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일방적인 공급자 주도형 상품은 시장에서 외면 받습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읽어낸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인플루언서(influencer, SNS 등에서 많은 팔로워를 통해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들이 새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동대문의 작은 매대에서 시작한 브랜드들을 유치하기 위해 내로라하는 백화점들이 삼고초려할 정도입니다.

SNS나 유튜브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이들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기존 히트 아이템도 이들 손을 거치면 달라집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과감히 더하고 뺄 줄 아는 이들은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을 찾아내면서, 업계에서'귀한 분'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스타일난다'의 김소희 대표가 대표적입니다. 김 대표는 세계적인 화장품기업인 로레알에 4000억원을 받고 스타일난다를 매각했습니다만 로레알이 계속 최고경영자(CEO)를 맡길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스포츠조선은 이들 '핫' 인플루언서를 직접 만나 성공 비결을 들어보고, '핫' 트렌드도 따라가 봅니다. 독자 여러분의 질문을 사전에 받아 인터뷰에 담는 쌍방향 콘텐츠도 선보입니다. <편집자주>


김현수 디자이너는 SNS에서 '샴공'이란 아이디로 많은 주부 팔로워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그녀는 '고2의 아들을 둔 인스타그램 스타'로 올해 초 한 매트리스 회사의 CF에 모델로 출연까지 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수만 명의 구독자(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그들 사이의 경쟁 또한 심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남들과 다른 팔로워 층을 거느리며 색다른 판매 전략으로 영향력을 키워온 주인공이 있다. 바로 '샴공'(샴페인 공주의 줄임말)으로 불리우는 김현수 디자이너이다.

많은 여성 인플루언서들은 자신들의 럭셔리한 면모를 강조하며 주로 젊은 팔로워들을 대상으로 뷰티, 패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인테리어디자이너라는 본업을 가진 김씨는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을 둔 학부모인 동시에 근육질의 몸매를 가진 멋진 남편을 둔 아내로 많은 주부들의 '팔로잉'을 이끌어 내고 있다. 특히 그녀는 기간 한정 '공동구매'라는 판매 전략으로, 완판되기 전에 서둘러 사고 싶은 소비자들의 심리까지 절묘하게 자극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얄밉지 않은 아줌마 매력에 주부 팔로워들이 열광

어려서부터 미술을 공부한 김현수 디자이너는 이화여대 서양학과에 95학번으로 입학했다. 이후 대학원에서 패션을 전공했고, 현재 남편이 운영하는 인테리어업체 HJL스튜디오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SNS에서 핫 인플루언서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우연히 찾아왔다. 처음에는 인스타그램에서 친구들에게만 음식, 여행 등의 사진을 공개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팔로워가 늘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겼다는 것. 김씨는 "팔로워를 늘리기 위해 우선 사진 잘 찍는 법을 연구하게 됐다. 공부를 하면 성적이 오르듯 SNS에 신경을 쓰니 팔로워가 늘어나더라"고 설명했다.

좋은 사진이 인기 요인의 전부는 아니었다. 김씨만의 독특한 주변 환경이 기폭제가 됐다. 바로 포토제닉한 남편과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아줌마라는 점이었다. "많은 분들이 남편과 큰 아들이 있는 아줌마의 삶에 궁금증을 가져 준 것 같다. 온라인에서 '큰 애가 있는 인스타 스타'로 유명세를 타면서 올해 초에는 아들과 함께 한 매트리스 회사의 CF에까지 모델로 출연하게 됐다."


샴공 인스타에는 여행, 뷰티, 스포츠, 맛집 등 다양한 분야가 담겨있다. 자신의 라이프를 보여주는 것을 테마로 정한 만큼 일상의 소소한 것까지 팔로워들과 공유하고 있다. 팔로워들과의 활발한 소통은 인플루언서에게는 필수. 소통의 비결로 김 디자이너는 꾸준한 업데이트를 꼽았다. 김씨는 "하루에 아침, 점심, 저녁 3번 사진을 올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 팔로워들의 생활 리듬을 고려해 드라마 시간이나 점심시간에는 되도록 사진 올리는 것을 피한다"고 했다.

소통을 위해 요즘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라이브 방송. 밥을 먹거나, 차를 운전하다가도 수시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김씨는 "인스타에 올린 사진이나 글을 보면 인상이 강해서인지 조금 못되게 보인다는 느낌이 드나보더라. 그런데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직접 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 전혀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더라"며 "평생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제일 싫어하던 나였는데, 말하는 재능이 있다는 것을 라이브 방송을 하고 나서야 알게 됐다"며 웃었다.

소통을 위해 요즘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라이브 방송. 밥을 먹거나, 차를 운전하다가도 수시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김씨는 "인스타에 올린 사진이나 글을 보면 인상이 강해서인지 조금 못되게 보인다는 느낌이 드나보더라. 그런데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직접 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 전혀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더라"며 "평생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제일 싫어하던 나였는데, 말하는 재능이 있다는 것을 라이브 방송을 하고 나서야 알게 됐다"며 웃었다.

업계에서는 탄탄한 주부 팔로워층을 보유하고 있는 김씨를 주목하고 있다. 샴공의 인기 비결에 대해 11번가 뷰티팀 최슬기 매니저는 "그녀는 예쁘다. 여자들의 워너비라 할만한 외모다. 큰 키에, 시원시원하게 뻗은 팔과 다리, 고2 아들이 있다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잘 관리된 얼굴과 피부, 몸매 등이 그렇다"며 "거기에 더해져 그녀의 럭셔리한 일상생활은 '들여다보기'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일반인들이 흔히 접하기 어려운 명품 론칭쇼나 호화로운 홈 파티, 청담동/이촌동 배경에서 보여지는 일상 같지 않은 일상들은 요즘의 SNS 트렌드에 걸맞은, 자꾸 들여다보고 싶은 외적 요소를 모두 갖추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기까지는 다른 SNS 스타들의 조건들과 비슷해보인다. 하지만 샴공은 특유의 미워할 수 없는 '아줌스러움(?)'도 갖고 있다. 마냥 부럽기 만한 외모와 라이프였다면 시기, 질투로 끝날 수 있지만 새침하지 않은 말투와 다소 어수룩한 표현 등 완벽하지 않은 아줌스러움에서 그녀만의 정겨운 매력이 있다"고 밝혔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단기간 한정 공동구매로 소비욕구 자극…도마 등 다양한 품목으로 어필

팔로워 수가 급증하자 주변에서 물건을 팔아보라는 권유가 이어졌다. 평생 장사하고는 거리가 멀었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큰 계획 없이 시작을 하게 됐다. 막상 결심은 했지만 무엇을 팔지 부터가 고민이었다. 그리고 결정한 것이 신발과 양말이었다. 평소 다리가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에 착안해서다.

김씨는 공동구매 형태로 물건을 판다. 그런데 기간이 상당히 짧다. 기본이 3일. 길어야 4일이다. 팔로워들은 이번엔 무슨 물건이 공동구매 물품에 올라올 것인지에 대한 기대와 함께 짧은 기간 안에 물건을 사야 한다는 조급함을 동시에 느끼며 샴공의 인스타를 수시로 체크한다.

그렇다면 샴공의 트레이드 마크게 되어 버린 '단기간 한정 공동구매'라는 콘셉트는 어떻게 생각해 낸 것일까? 김씨는 "처음에는 기간 한정 없이 제품을 팔았는데 그러다보니 계속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하더라. 당연히 인테리어 디자이너란 본업에까지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사흘, 나흘 동안만 주문을 받는 판매 전략으로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샴공이 선보인 제품은 대표 브랜드인 '샴공 슈즈'를 비롯해 화장품, 도마, 주방가전 등 다양하다.

김씨의 품목 선택 기준은 '진정성'이다. "화장품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내 스스로도 제품의 장점을 모르겠더라. 제품 자체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내가 절실히 느끼지 못하니 팔로워들에게 소개를 하면서 후회가 들더라. 그래서 그 이후로는 내가 직접 써보고 만족하지 못한 제품은 절대 진행하지 않는다."

샴공의 이같은 전략에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티몬 뷰티팀의 양선영 MD는 "샴공이 직접 고른 상품을 직접 입어보고 다양한 각도와 시선으로 테스트 해봄으로써 본인을 매력적으로 어필하여 본인을 구매자들에게 롤모델화를 시켰다"며 "소비자들이 매력적인 한 여성을 따라하고 싶은 마음과 남들과 다른 특별함을 추구하고 싶은 욕망의 2중적인 심리를 잘 자극했다"고 평가했다.

11번가 최슬기 매니저는 "그녀가 소개하는 제품들은 대부분 중고가의 가격대, 아무데서나 판매하지 않는 나름의 희소성을 지닌 제품들"이라며 "이 제품들은 그녀의 럭셔리 라이프에 제대로 편승했다. 뷰티기기를 들고 있는 그녀의 손에서는 블링블링한 명품 반지와 팔찌가 눈에 들어온다. '나도 저 제품을 쓰면 저런 일상이 될까' 하는 작은 환상을 준다. 이것이 바로, 제품 제작자 입장에서 원했던 이미지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샴공의 공동구매 품목 중에는 잠옷, 비키니도 있다. 당연히 노출에 대한 부담이 궁금해진다. "처음 비키니 사진을 올렸을 때 언니가 '애 엄마가 제 정신이냐'고 하더라"며 "다행히 신랑은 본인이 몸 관리를 열심히 해서 그런지 '우리 몸은 나이가 들수록 망가지는데 그전에 사진을 찍어놓고 기록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괜찮지 않을까'라고 한다. 사실 그런 노출 사진들이 팔로워들로부터 '좋아요'를 많이 받는다. 하하."

최근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든 뒤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핫 인플루언서 중 한 명인 샴공의 최종 목표가 궁금해진다. 김씨는 "인플루언서로서 물건을 팔기만 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는 그보다는 가까운 친구들과 나누고 싶은 정보를 공유하는 게 우선"이라며 "그러다보니 오프라인 매장이나 내 브랜드에 대한 욕심은 없다. 샴공을 단기간에 크게 만들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지금처럼 나만의 방식으로 차근차근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팔로워가 묻고 인플루언서가 답했다.

-왜 샴공인지.(concc219)

▶평소에 샴페인을 좋아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고 남편이 샴페인 프린세스(champagne princess)란 별명을 붙여줬다. 그런데 별명이 너무 길어, 프린세스를 한국어(공주)로 번역해 '샴공'으로 부르게 됐다. 사실은 소주도 좋아해서, 친구들은 소주공주인 '소공'이 맞는거 아니냐고 놀리기도 한다.

-대한민국에 파티가 이렇게 많은지 샴공님 인스타를 보며 새삼 느꼈다. 주로 어떤 파티에 참석하나?(jh_m_cQ)

▶패션 브랜드들의 파티는 일정한 시기에 몰려있다. 그때는 하루에 2~3개씩 파티가 있다. 파티는 뷰티 브랜드보다 패션 브랜드를 더 선호한다. 파티 초대는 주로 홍보대행사를 통해 받고 있는데, 인플루언서가 되기 전에도 남편 인테리어 회사를 통해 초대를 받곤 했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blackswan_._._)

▶평균 5시간 정도? 낮에는 계속 사진 촬영을 하고, 그걸 정리하고 인스타에 올리는 것을 밤 12시부터 집중해서 한다. 그러다보면 새벽 3시 정도에 잠자리에 든다.

-본인의 직업란에는 뭐라고 쓰나.(jjangga070)

▶아직까지는 인테리어 디자인이라고 쓴다. 희한한게 사람들은 남들이 다 아는 직업을 듣고 싶어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그게 더 안정적으로 느껴지니까 그런가 보다. 훗날 인플루언서란 직업이 더 유명해 지면 직업란에 '핫 인플루언서'라고 쓰지 않을까. 하하.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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