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른 상반기 실적 악화에도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연결재무제표를 통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투자액, 현금성 자산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투자액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39.6%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통신(19.6%), 자동차(11.1%), 전기·전자(7.7%) 순으로 투자가 크게 늘었다. 반면 음식료(-48.9%), 유통(-56.7%) 등 내수업종의 투자는 급감했다.
한경연은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5G, 자율주행, 반도체 등을 유망업종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투자액 대비 영업이익은 0.54배로, 최근 5년 새 최저였다. 이는 100대 기업이 올해 상반기 벌어들인 돈이 투자집행액의 절반가량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한편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차입이 늘면서 이들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이후 100대 기업은 200조원 중반대의 현금성 자산을 유지했는데,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312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2%(50조2000억원)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순유입)은 77조원으로 투자활동 현금흐름(순유출) 57조3000억원보다 20조원가량 많았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영업활동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투자와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지만, 상반기에는 오히려 차입을 통해 더 많은 현금을 확보했다는 것이 한경연의 설명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더욱 심해졌다"며 "상반기에는 기업 투자가 예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투자 여력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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