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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팬이라면 '석세스스토리'의 이름을 모두 기억할 것이다. 한국경마 사상 처음으로 두바이 월드컵 카니발에 출전해 세계적인 경주마들 사이에서 선행으로 경주를 이끌어나갔고, 결국 3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한국으로 '금의환향'한 뒤에는 부산일보배(GⅢ, 1200m) 우승 등 총 13억 원이 넘는 상금을 수득하며 경주마로서 걸출한 석세스 스토리를 써내려 갔다.
승용마가 놀라면 기승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에, 다양한 방식으로 소리에 적응하도록 조련했다. 풍선 소리, 우산 펴는 소리, 비닐 소리를 들려줬고, 박수를 치면서 석세스스토리에게 다가가는 등 여러 노력을 했다. '예민하고 기민해야했던 경주로에서의 삶을 끝냈으니, 이젠 편안하고 무던히 살아도 된다'는 조련사의 뜻을 알았는지, 석세스스토리는 곧잘 소리에 적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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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들은 성질이 사납고 예민하다. 맞는 말일 수 있다. 그러나 인내심을 가지고 경주마와 신뢰관계를 구축해나가면 충분히 승용마로 새로운 삶을 보낼 수 있다. '석세스스토리', '페르디도포머로이'처럼 굵직한 대상경주에서 우승했던 우수한 경주마들도 승용마로 훌륭하게 적응해 여생을 보내고 있다. 경주로에서의 충실한 삶을 마친 경주마들이 새로운 마생을 담보하기 위해선 모두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물론 경주퇴역 후 성공적인 승용마 전환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마주와 조련사의 노력만이 아니다. 경주퇴역마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한국마사회는 경마 시행체이자 말산업육성 전담기관으로서 경주퇴역마의 활용도를 높여 동물복지를 향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마사회와 경주마 관계자들이 경주퇴역마복지기금을 조성해 경주퇴역마 관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BRT(경주퇴역승용마)인증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추후에도 경주퇴역마 복지 가이드라인 수립 등 동물복지 향상과 생활승마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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