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디치과는 이민정 작가의 개인전 '고이불후'를 유디갤러리에서 오는 24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크게 두 가지 표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팔만대장경 이전의 작품들, 다른 하나는 팔만대장경으로부터 K.시리즈다. 팔만대장경 이전 작품은 수묵과 채색 위주의 캘리그래피로 시화를 다루거나 틱낫한 스님의 말씀을 주제로 삼았다. 팔만대장경으로부터 K.시리즈는 2022년 12월 개인전부터 선보이기 시작해 진화 작가의 저서 '팔만대장경의 금언'을 내용으로 그림의 바탕은 한국화의 기법을 응용하였다. 글씨는 모래 질감의 소재로 작업한 뒤 금묵이나 금을 사용하고 있다.
이민정 작가는 어린 시절 선친의 곁에서 맡은 짙은 묵향의 추억이 세월이 흘러 캘리그래피라는 현대적인 서예 분야로 자연스럽게 작가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팔만대장경의 금언은 작가가 선친과 함께 여행했던 해인사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여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과거 국난 극복의 시대적 소명을 다하여 만들어진 고려 팔만대장경의 이야기는 단지 장경각 속에 보존된 문화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의 삶 속에서 되새겨 보아야 할 가치 있는 귀한 말씀으로 재해석하게 된 까닭이다.
한편 유디갤러리는 유디치과의 독립적 형태의 미술 갤러리로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작가들에게는 작품을 선보일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환자와 관객들에게 일상 속 문화 경험을 선사하는 유디치과의 문화사회공헌사업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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