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통령보다 높은 연봉을 받은 공공기관 상임기관장은 29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기관을 관리·감독하는 정부 부처 장관보다 연봉을 많이 받은 기관장 수도 전체 80%를 훌쩍 넘겼다.
공공기관 상임기관장들의 평균 연봉은 1억8500만원 정도로 장관보다 높고 국무총리와 비슷했다.
상임기관장 연봉이 가장 높은 공공기관은 중소기업은행(4억3103만원)이다. 한국투자공사(4억2476만3000원)도 4억원을 넘겼다.
공공기관 상임기관장에게 지급되는 업무추진비, 차량지원비 등을 포함할 경우 실질 연봉은 더욱 높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상임기관장 340명 중 227명(66.8%)은 전년 대비 연봉이 인상됐고, 108명(31.8%)은 지난해보다 연봉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기관 상임기관장외에 상암감사의 연봉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상임감사 연봉 수치를 공시한 공공기관 97곳 중 73.2%인 71곳의 상임감사 연봉이 장관보다 높았다. 상임감사의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중소기업은행(3억1049만6000원)이다. 중소기업은행은 지난해 상임기관장 연봉과 상임감사 연봉 순위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투자공사 상임감사 연봉은 3억624만6000원으로 중소기업은행의 다음으로 많았다. 한국투자공사 상임기관장 연봉과 상임감사의 연봉 순위도 공개 대상 중 2위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은행과 한국투자공사 다음으로는 한국산업은행(2억7888만2000원), 한국수출입은행(2억7888만1000원), 기술보증기금(2억5010만9000원), 신용보증기금(2억4227만1000원), 한국주택금융공사(2억4119만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2억4096만9000원), 예금보험공사(2억3859만2000원)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다만 공공기관 상임감사들의 평균 연봉은 1억6200만원으로 장관보다 높고 국무총리보다는 약간 낮았다.
공공기관 상임기관장과 상임감사 자리는 정치권이나 고위 관료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낙하산', '관피아'(관료+모피아)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정치권 일각에서 공공기관 임원의 급여의 상한액을 정해 소수에게 과도한 임금이 지급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의 '살찐고양이법' 도입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지난해 직원(일반정규직 기준)의 평균 보수 수치를 공시한 공공기관(부설기관 포함) 362곳의 평균 보수는 7038만2000원이다. 1억원이 넘는 공공기관은 15곳으로 조사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1억1709만8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한국투자공사(1억1572만5000원), 한국산업은행(1억1289만원), 중소기업은행(1억884만9000원), 한국기계연구원(1억737만1000원), 한국수출입은행(1억615만7000원)이 뒤를 이었다. 연봉 1억원이 넘는 공공기관은 2018년과 2019년에는 각 7곳이었고, 2020년 9곳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1년 17곳까지 증가했다가 지난해에는 2곳이 줄었다.
신입사원 초임이 가장 높은 공공기관은 한국원자력연구원으로 5348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은행(5246만7000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5158만9000원), 한국산업은행(5130만5000원), 한국투자공사(5116만6000원), 한국연구재단(5102만2000원), 항공안전기술원(5058만4000원), 신용보증기금(4998만8000원), 기술보증기금(4960만원) 등 순이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