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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이탈리아에서 관광객이 사진 촬영을 하다가 300년 된 명화를 훼손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작품은 원래 피렌체에 있는 피티 궁전에 소장되어 있었지만, 특별 전시를 위해 우피치 미술관에 임시 전시 중이었다.
CCTV 영상을 보면 관광객은 작품 속 인물의 포즈를 따라 하며 사진을 찍으려다 갑자기 균형을 잃고 뒷걸음질 치며 그림에 기대는 바람에 작품 하단, 즉 인물의 발 부분에 구멍을 냈다.
사고 후, 그는 현장에서 즉시 보안요원에게 붙잡혔고, 경찰에 정식 신고되었으며 문화재 훼손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작품은 현재 전시에서 철수돼 보수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우피치 미술관의 시모네 베르데 관장은 이번 사건 직후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존중을 해치는 행동을 명확히 규제할 것"이라며 "SNS용 사진과 밈(meme) 생성에만 몰두하는 일부 관람객의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술관 측은 향후 방문객의 행동에 대해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최근 이탈리아 내에서 반복되고 있는 관광객의 문화재 훼손 사례 중 하나다.
앞서 이달 초에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장식된 '반 고흐 의자(Van Gogh Chair)' 예술 작품 위에 관광객이 앉아 사진을 찍다가 작품이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작품은 예술가 니콜라 볼라의 창작물이었다.
당시 관광객은 보안요원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작품에 앉은 뒤, 사고가 나자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로나의 팔라초 마페이 측은 SNS를 통해 "그들은 예술과 문화유산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조차 보이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관광객의 무분별한 행동이 문화유산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술관들의 방문객 관리 및 보안 강화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