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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미국에서 초등학교 여학생들이 남학생을 살해하려는 모의을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10~11세의 5학년 여학생 4명은 한 남학생을 살해하기 위해 모의를 했다. 이들 중 한 명과 사귀고 있던 해당 남학생이 다른 여학생과 만난다는 이유에서였다.
여학생들은 점심시간 중 테이블에 모여 남학생을 죽이고 자살로 위장할 계획을 세웠다.
한 명은 칼을 준비하고, 다른 한 명은 자살로 보이게끔 유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세 번째 학생은 범행 당시 망을 보고, 마지막 한 명은 피해 남학생을 화장실로 유인한 뒤 칼로 찌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범행 도구에 지문이 남지 않도록 장갑까지 착용하기로 계획했으며, 학교 북쪽 화장실에서 범행을 저지를 예정이었다고 한다.
위험한 계획은 다행히 다른 학생이 이들의 대화를 우연히 듣고 부모에게 알리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해당 부모는 학교 측에 이를 신고했고, 경찰이 개입하게 됐다.
다음날 해당 여학생들은 부모와 함께 학교에 출석했고, 소지품 검사를 받은 뒤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그 결과 4명 모두 '협박' 및 '무질서한 행위' 등 경범죄 혐의로 체포됐으며 미성년자인 관계로 소년범 절차에 따라 기소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중 3명은 범행에 대해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나머지 한 명은 웃으며 상황을 가볍게 여기고 변명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경찰은 일단 여학생들을 부모에게 인계했고, 학교 측은 해당 학생들을 정학 처리한 뒤 퇴학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2014년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발생한 '슬렌더맨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당시 12세 소녀 2명이 친구를 숲으로 유인해 19차례 칼로 찔렀는데, 이 사건은 온라인 괴담 캐릭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문가들은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아도레센스(소년의 시간)'의 영향 가능성도 지적했다.
해당 드라마는 온라인 극단주의 콘텐츠에 영향을 받아 동급생을 살해하는 13세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아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부적절한 콘텐츠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부모들이 자녀의 온라인 활동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