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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새우는 잡히는 시기에 따라 5월은 '오젓', 6월은 '육젓', 9∼10월은 '추젓'으로 불리는데, 강화도 추젓은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만큼 명성이 높다.
강화 해역은 임진강, 예성강, 한강 등에서 유입되는 민물로 서해 다른 해역보다 염도가 낮고, 영양염류가 풍부해 젓새우의 '황금어장'으로 불린다.
그러나 최근 강화 해역 젓새우 어획량은 이상 기후와 조업 환경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등락을 반복하며 감소세를 보였다.
◇ "이런 가을비는 처음…모래 퇴적으로 수심도 낮아져"
강화도 어민들은 닻자망과 안강망(일명 꽁당배)으로 젓새우를 잡는다.
닻자망은 그물 아랫부분에 닻을 달아 바닥에 고정하는 방식이고, 안강망은 배 뒤편에 자루 모양의 그물을 달아놓고 조업한다.
두 방식 모두 조류가 바뀌는 시간에 양망해 6시간 간격으로 하루 최대 4번 조업이 가능하다.
40년 넘게 꽁당배로 젓새우를 잡아 온 정흥래(68) 씨는 가을 폭우가 이어지면서 조업량이 크게 줄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씨는 "올해처럼 가을에 비가 끊임없이 내린 건 처음 본다"며 "폭우로 인해 염도가 지나치게 낮아져서 젓새우들이 먼바다로 빠져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추젓이 대목인데 올해 수익은 예년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수협 젓새우 경매도 예년엔 열흘 넘게 열렸는데 올해는 절반에 그쳤다"고 전했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자료에 따르면 올해 9∼10월 두 달간 강화도에는 27일 비가 내렸으며, 누적 강수량은 401.1㎜다.
이는 2010년 태풍 '콘파스'가 강화도를 관통하며 625.3㎜(9∼10월 누적 강수량)의 비를 뿌린 이후 15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이다.
잦은 집중호우로 임진강 상류에 있는 북한 황강댐 방류가 늘어나면서 함께 유입된 모래가 강화 해역에 쌓여 수심이 크게 낮아졌다는 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정씨는 "7∼8년 전만 해도 20∼30m였던 수심이 지금은 10m 수준까지 얕아졌다"며 "과거 조업하던 구역에 배가 아예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민은 "얕은 수심으로 물살만 세져 젓새우가 서식하는 환경도 크게 훼손된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해 강화 해역 젓새우 어획량(위판량)은 583t으로, 2023년보다 무려 712t(55%↓)이 감소했다.
이는 최근 10년(2015∼2024년)간 어획량 중 가장 적은 수치다.
2015년 618t에서 2016년 1천608t으로 급증한 뒤 하락세를 보였고, 2019년에는 1천40t까지 감소하는 등 변동 폭이 컸다. 이후 2020년 1천709t으로 정점을 찍은 뒤 등락을 이어오다가 지난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젓새우 어획량 변동이 어민들이 원인으로 지목한 가을 강수량을 비롯해 생물학적 특성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화 해역에서 주로 잡히는 젓새우는 1년생으로, 주 산란기는 7∼9월이다. 산란에 적정한 수온은 약 18도, 산란할 수 있는 크기인 '성숙체장'은 약 4㎝다.
김정령 국립수산과학원 박사는 "가을철에 폭우로 담수가 많이 유입되면 젓새우는 서식 환경이 바뀌었다고 인식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산란기에 먹이가 부족하거나 수온이 맞지 않으면 개체 수 자체가 줄어들 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정화 국립부경대 해양수산개발국제협력연구소 교수는 "현재 젓새우 어획량이 요동치는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인천시나 강화군이 젓새우에 관한 데이터를 모으고 체계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젓새우 어민들 "조업시간 확대해야"
젓새우 어민들은 환경 변화뿐 아니라 정부의 지나친 조업 규제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북한과 인접한 강화 해역은 과거 군부대 협의를 통해 오전 4시∼오후 8시 출입항이 가능했으나, 2022년부터 국방부와 해양경찰청 방침에 따라 일출부터 일몰까지로 제한됐다.
강화군은 어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지난 8월 일출 2시간 전부터 일몰 2시간 후까지 조업을 허용해달라고 국방부에 요청했다.
현행 규제로는 하루 4번 중 2번만 조업이 가능한데, 기준이 완화되면 최대 3번까지 가능해 젓새우 어획량이 늘어나 숨통이 트인다는 것이다.
강화군은 국방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 등과 최근까지 여러 차례 협의했으나, 안보와 안전 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군 당국은 일출 30분 전부터 일몰 30분 후까지 부분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어민들은 실질적인 조업 횟수가 늘지 않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용오 강화군 내가어촌계장은 "강화도 어민들만 유독 강한 규제를 받아 다 망하게 생겼다"며 "내년 조업에서는 우리 요구가 반영되도록 단체 행동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hwan@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