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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우주는 박테리아와 파지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며 "이런 우주 환경 적응을 연구함으로써 지상에서 약물 내성 병원체에 대해 훨씬 우수한 활성을 지니나 파지를 공학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ISS는 고도 약 400㎞의 지구 저궤도를 시속 2만7천㎞로 하루 15.5바퀴씩 도는 거대한 다국적 우주정거장이다. ISS는 거의 무중력에 가까운 '미세중력'(microgravity) 상태여서 화학·바이오 등 분야의 새로운 실험 환경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통해 박테리오파지와 대장균을 이용해 미세중력 환경과 지상 환경에서 둘의 상호작용이 무엇이 다른지 알아보기 위해 감염과 증식, 진화 과정을 비교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박테리아를 감염시키는 박테리오파지와 세균 간 상호작용은 미생물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박테리아는 파지의 침투를 막기 위해 방어 메커니즘을 진화시키고 파지는 이런 방어를 뚫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발전시킨다.
연구팀은 미세중력 환경은 박테리아의 생리와 바이러스-박테리아 충돌 조건을 변화시켜 전형적인 상호작용을 교란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미세중력에서 파지-박테리아 역학이 무엇이 달라지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 연구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운동성이 거의 없는 대장균(BL21)과 박테리오파지(T7)로 똑같은 실험 샘플을 두 세트 만들어 한 세트는 ISS에서, 다른 한 세트는 지상에서 짧은 시간(1·2·4시간)과 긴 시간(23일)으로 나누어 배양하며 관찰하고 전체 유전체를 분석했다.
ISS 시료를 분석한 결과, 미세중력은 파지의 감염을 막지는 않지만 크게 지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몇 시간 동안 파지의 감염과 증식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으나 23일 배양 후에는 결국 파지가 대장균을 감염시키고 증식했다.
또 파지와 대장균 모두에서 미세중력에 맞춘 진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지상 시료와는 돌연변이 양상이 뚜렷하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파지에는 세균 표면에 더 잘 달라붙거나 감염 효율일 높이는 것으로 보이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점차 축적됐고, 대장균에는 파지에 대한 저항과 미세중력 환경에서 생존에 유리한 것으로 보이는 돌연변이가 축적됐다.
연구팀은 또 미세중력에서 선별된 변이를 조합해 만든 파지가 기존 T7 파지가 감염시키지 못하던 요로 병원성 대장균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미세중력 실험이 질병 치료용 파지 개량 등에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 결과는 미세중력이 박테리오파지-세균 상호작용과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향후 연구의 토대가 되고, 동시에 지상 환경에서 어떤 이점을 가질 수 있는지 탐구하는 데에도 기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출처 : PLOS Biology, Srivatsan Raman et al., 'Microgravity reshapes bacteriophage-host coevolution aboard the International Space Station', https://plos.io/4q4S9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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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