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줄인 시신경 인접 뇌수막종, 10년 뒤 오히려 시력 저하 위험 높여"

기사입력 2026-03-25 08:22


"방사선 줄인 시신경 인접 뇌수막종, 10년 뒤 오히려 시력 저하 위험 …
55세 여성 환자의 시신경 인접 수막종 수술 당시(상단)와 15년 후(하단) MRI 영상. 수술 당시 시신경 보호를 위해 종양 일부에 방사선을 쏘지 않았으나(커버리지율 74.4%), 15년 뒤 과거 방사선을 피했던 부위에서 종양이 다시 자라났다(하단). 재발 확인 후 방사선을 5번에 나눠 쏘는 '다분획(저분할) 감마나이프 수술'을 시행해 16개월 후 시력 저하 없이 종양을 현저히 축소시켰다.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시신경 주변에 생긴 양성 수막종을 치료할 때, 시신경 손상이 우려돼 방사선을 적게 쏘면 10년 뒤 오히려 종양이 다시 자라나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시신경 인접 양성 수막종은 시신경 2㎜ 이내로 바짝 붙어 발생하는 종양으로 주로 전상돌기, 안장결절, 시신경집, 해면정맥동 등에서 발생한다. 감마나이프 같은 정위방사선수술이 효과적이지만, 종양이 시신경과 맞닿아 있다 보니 방사선 탓에 시신경이 망가지는 부작용(방사선 유발 시신경병증) 위험이 늘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이 때문에 그동안 의료진은 시력을 보호하고자 종양 일부에 방사선을 쏘지 않거나 선량을 줄이는 보수적인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제한적인 치료가 10년 뒤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는지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는 부족했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이은정 교수팀은 시신경 인접 양성 수막종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단일분획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시행하고 10년 이상(중앙값 152개월)을 장기 추적 관찰 후 후향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연구 대상 환자들의 평균 종양 크기(체적)는 4.8㎤였으며 종양에 조사된 평균 방사선량은 12.7Gy였다. 특히 시신경 보호를 위해 종양의 일부를 의도적으로 방사선 치료 범위에서 제외하면서, 종양 전체를 덮는 방사선 조사 범위(커버리지율)는 평균 76.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선 줄인 시신경 인접 뇌수막종, 10년 뒤 오히려 시력 저하 위험 …
감마나이프 방사선수술을 받은 환자를 장기 추적한 결과, 5년 무진행 생존율은 90%, 10년 70%, 15년 43%로 나타났다.
환자들을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 수술 후 5년 무진행 생존율은 90%로 대부분의 환자에서 종양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그러나 10년에는 70%, 15년에는 43%로 나타나 장기적으로는 종양 진행이 발생하는 환자가 점차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수막종 특성상 성장 속도가 느려 치료 실패(재발)가 평균 107개월(약 9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지연성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의 약 3분의 1은 수술 후 10년이 훌쩍 지난 시점에서 발생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종양이 다시 자라난 위치다. 재발한 종양 대부분은 과거 수술 당시 시신경 보호를 위해 의도적으로 방사선을 덜 쏘았던 바로 그 부위에서 발생했다.

우려했던 방사선 부작용(시신경병증)으로 시력이 떨어진 환자는 장기 추적 기간 동안 단 한 명도 없었다. 반면, 추적 중 시력이 저하된 환자 2명(9.1%)은 모두 부작용을 피하려고 남겨두었던 종양이 각각 103개월, 116개월 뒤에 다시 자라나 시신경을 압박한 것이 원인이었다. 부작용을 피하려고 방사선을 줄인 선택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종양 재발과 시력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셈이다.

다변량 Cox 회귀분석 결과, 장기적인 종양 조절과 유의하게 연관된 요인은 종양에 방사선을 충분히 조사하는 '종양 커버리지' 확보로 확인됐다(위험비 0.96). 특히, 종양 크기의 최소 81% 이상 부위에 커버리지를 달성한 경우 장기 종양 조절률이 유의하게 향상됐다(위험비 0.10). 이와 함께 종양에 실제 전달되는 최소선량 지표(D98%)가 9Gy 이상인 경우 무진행 생존율이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정 교수(신경외과, 제1저자)는 "이번 연구는 시신경 인접 수막종에 대한 감마나이프 수술 성적을 10년 이상 장기 추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시신경과 맞닿은 대형 종양은 방사선을 여러 번 나누어 쏘는 다분획(저분할) 방사선수술을 통해 시력 보존과 종양 억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백선하 교수(신경외과, 교신저자)는 "방사선 유발 시신경병증을 우려하여 시신경 근처 종양 부위의 방사선량을 줄이는 기존 접근법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종양 재발을 초래하고, 이로 인한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며 "따라서 종양에 대한 적절한 커버리지와 충분한 선량을 확보하는 것이 종양 조절과 시신경 보호 모두에 핵심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JKMS)' 최신호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방사선 줄인 시신경 인접 뇌수막종, 10년 뒤 오히려 시력 저하 위험 …
백선하 교수(왼쪽)와 이은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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