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무릎 관절염은 단순히 '아프다'는 신호에서 끝나지 않는다.
통증이 시작되기 전부터 우리 몸은 이미 변화를 보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이 간과하는 것이 바로 다리 모양의 변화다. 어느 순간부터 양쪽 무릎 사이가 벌어지고 있다면, 관절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양쪽 무릎 사이가 멀어지는 'O자형 다리'는 단순한 체형 문제가 아닐 수 있다.
◇O자형 변형 방치 땐 연골 손상·정렬 악화 이어져
우리 다리는 고관절에서 무릎, 발목으로 이어지는 중심축을 따라 체중을 지탱한다. 그런데 O자형 변형이 생기면 무릎이 이 축의 정상 범위에서 벗어나 무릎 안쪽으로 하중이 치우친다.
문제는 이때부터 악순환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무릎 안쪽 연골에 반복적인 압력이 가해지면 연골 마모가 빨라지고, 연골이 닳을수록 무릎 정렬은 다시 안쪽으로 무너진다. 변형이 심해질수록 하중은 더 안쪽으로 몰리고, 통증과 변형이 서로를 악화시키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처음 신호는 사소하다. 오래 걸은 날 무릎 안쪽이 묵직하고, 장을 본 뒤 무릎이 붓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 통증이 먼저 나타난다. 한쪽 신발 밑창만 빨리 닳고 걸을 때 몸이 좌우로 흔들리는 것도 눈여겨볼 변화다. 이런 신호가 반복된다면 단순히 '나이 들어 다리가 휘었다'고 넘기기보다 무릎 정렬과 관절 상태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관절염 초기에는 체중 관리, 허벅지 근력 강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 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가 우선이다. 그러나 이미 O자형 변형이 진행되고 있다면 통증 조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무릎 안쪽으로 쏠리는 하중이 계속 남아 있으면 통증이 줄어도 연골 손상과 정렬 악화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세스타병원 권오룡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다리 모양이 변했다는 것은 무릎에 실리는 힘의 방향이 달라졌다는 의미일 수 있다"며 "이 경우 통증이 어느 정도인지뿐 아니라 연골 손상 범위와 하지 정렬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치료 방향을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증 줄이는 동시에 보행 기능 유지 등이 치료 목표
관절염 환자에게 수술은 단순한 치료 선택지가 아니라 큰 결정이다. 특히 많은 환자들은 가능하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늦추고, 자신의 관절과 연골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쓰고 싶어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남아 있는 연골과 관절 기능이 어느 정도 보존돼 있는지를 정확히 판단하는 일이다.
연골 손상이 주로 무릎 안쪽에 국한돼 있고, 바깥쪽 관절과 인대 기능이 비교적 잘 유지돼 있다면 관절을 보존하는 치료를 검토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방법이 휜다리교정술, 즉 근위경골절골술이다. 이 수술은 닳은 연골을 새것으로 바꾸는 수술이 아니다. 무릎 안쪽으로 쏠린 하중 축을 바깥쪽으로 옮겨, 안쪽 관절에 집중되던 부담을 줄이는 치료다.
목적은 자신의 관절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관절염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통증과 보행 기능을 개선하는 데 있다. 특히 비교적 활동량이 있고, 무릎 안쪽 관절염과 O자형 정렬 이상이 주된 문제인 환자에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모든 중기 관절염 환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나이, 체중, 활동량, 변형 정도, 관절운동 범위, 인대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반대로 연골 마모가 이미 심해 무릎 안쪽 관절 간격이 거의 사라졌거나 바깥쪽 관절까지 손상됐다면 휜다리교정술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단계에서는 무릎 전체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된 상태일 수 있어 인공관절 수술이 더 적절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권오룡 원장은 "무릎 관절염 치료의 목표는 통증을 줄이는 동시에 무너진 하중 축을 바로잡고, 보행 기능을 유지하며, 환자가 자신의 생활을 가능한 오래 지속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