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시장이 중국을 위한 스파이 혐의로 체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뉴욕포스트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LA 카운티 산가브리엘밸리에 위치한 아카디아시의 아일린 왕(58) 전 시장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미국 내 친중국 선전 활동을 벌인 혐의를 인정했다. 그녀는 11일(현지시각) 연방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했으며,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미 연방검찰은 왕 전 시장이 당시 약혼자였던 야오닝 '마이크' 선과 함께 'U.S. News Center'라는 중국계 미국인 대상 뉴스 사이트를 운영하며 중국 정부의 메시지를 미국 내에 확산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이트는 표면적으로는 중국계 미국인을 위한 온라인 뉴스 매체를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중국 정부의 지시를 수행하는 선전 창구 역할을 했다는 것이 검찰 설명이다.
연방 수사 문건에 따르면 왕 전 시장과 약혼자 선은 중국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아 친중국 성향 기사와 정치적 메시지를 게시했고, 게시 후에는 조회 수와 반응 등을 캡처해 중국 측에 보고했다.
특히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국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공개한 자료에는 중국 측 인사가 '신장에서는 집단학살이 없으며 강제노동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 게시를 요구했고, 왕 전 시장이 이를 곧바로 올린 뒤 중국 측 관계자가 "매우 빠르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답한 정황도 담겼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중국 측 인사가 특정 선전 게시물의 높은 조회 수를 칭찬하자 왕 전 시장이 "감사합니다, 지도자님"이라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온라인 선전 활동을 넘어 중국 정부의 미국 정치권 영향력 확대 시도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왕 전 시장의 전 약혼자인 선씨는 이미 지난해 중국 정부를 위한 불법 대리 활동과 공모 혐의로 기소됐으며, 올해 2월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미 법무부 관계자는 "선이 수년간 중국 정부의 지시를 받아 미국 내 여론을 왜곡하고, 중국 정부가 위협으로 간주한 단체들을 감시해 왔다"고 주장했다.
수사당국은 중국 측이 왕 전 시장을 장기적으로 육성해 캘리포니아 정치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왕 전 시장은 과거 인터뷰에서 약 30년 전 중국에서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로 이주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녀의 부모는 중국 쓰촨성에서 각각 중의학 의사와 의사로 일했으며, 이후 부친이 서던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미국에 정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