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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피겨스케이팅 선수단이 4일 강릉에 첫 발을 내디뎠다. 주인공은 페어 종목의 김규은(19)-감강찬(23). 이날 '빙속 간판' 이승훈을 비롯한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선수들도 입촌했다.
남북 재회는 하루 늦은 5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공식훈련 C조에 배정됐다. 이날 오후 3시~오후 6시10분, 오후 8시10분~오후 10시20분 총 두 차례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 공식 훈련이 예정돼 있다. 북한은 지금까지 한 차례만 훈련하고 있다. 시간대 선택을 맞추면 동시에 훈련을 할 수 있다. 만남이 성사되면 남북 선수가 한국 무대에 선 최초의 사례가 된다.
렴대옥-김주식을 향한 애틋한 마음은 일방적인 감정이 아니다. 렴대옥과 김주식도 김규은 감강찬과의 만남을 학수고대했다. 지난 3일 공식훈련을 마치고 선수촌에 복귀한 김주식은 "감강찬의 어깨 좀 나았나. 경기장에서 만나고 싶다"고 했다. 이는 감강찬이 어깨 부상으로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대회 기권한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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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지난달 ISU 대만4대륙피겨선수권에서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었지만 무산됐다. 감강찬의 어깨 부상으로 김규은-감강찬 조는 기권했다. 반면 렴대옥-김주식 조는 자신들의 ISU 공인 개인 최고점을 경신(180.09점→184.98점)하며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편 렴대옥은 4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진행된 공식 훈련 후 믹스트존에서 '김규은 감강찬 조 만날 수도 있는데 어떤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걸 여기서 어떻게 말합니까"라고 웃으며 짧게 답한 뒤 빠르게 지나쳤다. 믹스트존 출구 부근에 도달한 김주식도 한 마디 거들었지만, 강한 억양으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렴대옥-김주식은 훈련 초반 4~5분 간 가볍게 몸을 풀었다.
비틀즈의 '어 데이 인 더 라이프'(A day in the life)에 맞춰 쇼트 프로그램 훈련을 한 렴대옥-김주식은 캐나다 가수 지네트 레노의 노래 '주 쉬 퀸 샹송(Je suis qu'une chanson)'에 맞춰 프리 스케이팅 연기를 소화했다. 프리 스케이팅 연기 중 렴대옥은 점프 과제 후 착지하다 넘어지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강릉=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