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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준결선 무산' 女팀추월, 개인 아닌 '팀'으로 뛰어야 한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8-02-19 21:39 | 최종수정 2018-02-19 21:55


19일 오후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선 1조 대한민국-네덜란드의 경기가 열렸다. 여자 팀추월은 3명씩 이뤄진 2팀이 반대편에서 동시에 출발, 400m 트랙을 6바퀴(남자 8바퀴) 돌아 최종 3번째 주자가 결승선을 통과한 기록으로 순위를 정한다. 힘차게 질주하고 있는 선수들.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노선영이 뒤쳐지고 있다.
강릉=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2.19

팀추월은 말 그래도 '팀 종목'이다. 개인 종목이 아니다.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디펜딩챔피언' 네덜란드와의 준준결선 1조 레이스에서 3분03초76을 기록했다. 전체 7위로 준준결선 4위 안에 들지 못한 한국은 준결선행 진출에 실패, 메달 경쟁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네덜란드는 2분55초61로 올림픽 기록을 새로 썼다. 8팀 중 7위에 그친 한국은 8위 폴란드와 7~8위 결정전을 벌인다.

당초 '메달권 종목'은 아니었지만 실망스러운 경기였다. 김보름(25·강원도청) 노선영(29·콜핑) 박지우(20·한국체대) 박승희(26·스포츠토토)로 구성된 대표팀. 김보름-노선영-박지우가 주자로 나섰다. 팀워크가 실종됐다. 김보름 박지우는 레이스를 거듭할 수록 앞으로 치고 나갔다. 노선영은 뒤처졌다. 김보름 박지우는 가속을 붙였다. 노선영은 더 떨어졌다. 경쟁자 네덜란드의 간격은 촘촘했다. 선두를 바꿔가며 페이스 조절을 했다. 김보름과 박지우는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참 뒤 노선영이 들어왔다. 기록은 당연히 좋지 않다. 네덜란드보다 약 8초 느렸다. 3위 캐나다(2분59초02)와도 약 4초 차이다. 팀추월은 3명씩 이뤄진 2팀이 반대편에서 동시에 출발, 400m 트랙을 6바퀴(남자 8바퀴) 돌아 최종 3번째 주자가 결승선을 통과한 기록으로 순위를 정한다. 때문에 동료의 속도가 느려지면 다른 선수가 뒤로 가서 밀어주며 함께 기록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팀추월이다.


김보름.

박지우.
하지만 한국이 이날 보여준 경기는 팀추월로 보기 어려웠다. 도대체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일까. 가장 늦게 들어왔던 노선영은 믹스트존을 거치지 않았다. 김보름은 "당연히 아쉬움이 있다. 팀원들과 안 맞는 건 없었다. 계속 연습을 해왔다"며 "박지우가 스타트 초반을 맡고 노선영의 부담이 적어지면서 레이스를 해보려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조합은 최선이었다. 문제는 막판 체력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지우는 누구 한 명의 잘못이 아니라 팀의 실수"라며 "작전 실패인 것 같다. 감독 선생님 걱정도 이 부분이었다. 내가 비켜서 두 번째로 가는 방법이 있었다. 그런데 김보름과 둘이 푸싱하면서 욕심 냈던 것 같다. 기록이라도 도전해보자 싶었다. 선영 언니도 따라오겠다 했는데 안됐다"고 말했다.


고개 숙인 노선영(왼쪽)과 밥 데용 코치.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준결선에 실패해서는 아니다. 모두 뛰어난 능력을 갖췄음에도 종목 특성에 맞지 않는 주행을 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팀이 아닌 개인으로 뛰었다.

우리는 좋은 선례를 봤다. 이승훈(30·대한항공) 정재원(17·동북고) 김민석(19·성남시청)의 팀추월이다. 셋은 지난 18일 남자 팀추월 준준결선에서 끈끈한 팀워크로 3분39초29를 기록, 총 8개팀 중 1위로 준결선행을 확정했다. 2014년 소치올림픽 은메달 기록(3분40초85)보다 빨랐다. 팀으로 뛰었기에 가능했다.

21일 여자 팀추월 7~8위 결정전이 벌어진다. 애초에 여자 팀추월에서 메달을 기대한 이는 없었다. 한국은 이 종목 메달이 없다.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올림픽 모두 8위였다. 사실 이번 올림픽에서 8위에 머물러도 상관없다. 팬들이 원하는 건 출전 종목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올림픽 무대다. 19일 여자 팀추월에선 이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강릉=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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