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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Live]침묵의 퇴장, 그래서 더 실망스런 마무리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2-21 21:14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7-8위 순위 결정전 경기가 열렸다. 여자 대표팀이 폴란드에 패하며 8위를 기록했다. 경기 종료 후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선수들.
강릉=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2.21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7-8위 순위 결정전 경기가 열렸다. 여자 대표팀이 폴란드에 패하며 8위를 기록했다. 경기 종료 후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선수들.
강릉=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2.21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한국 여자 팀추월 대표팀이 최하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김보름(25·강원도청)을 비롯, 노선영(29·콜핑) 박지우(20·한체대)로 구성된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7~8위 결정전(결선 D)에서 경쟁자 폴란드보다 늦게 결승선을 통과, 최하위인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 19일 '디펜딩챔피언' 네덜란드와의 준준결선 1조 레이스에서 3분03초76을 기록, 전체 7위로 결선 D에 편성된 한국은 폴란드에도 밀렸다. 기록은 3분07초30.

경기 후 수많은 취재진이 믹스트존에 대기했지만,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노선영이 가장 먼저 믹스트존을 빠져나갔고, 김보름 박지우가 그 뒤를 이었다. 박지우만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논란의 주인공이었다.


19일 오후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선 1조 대한민국-네덜란드의 경기가 열렸다. 여자 팀추월은 3명씩 이뤄진 2팀이 반대편에서 동시에 출발, 400m 트랙을 6바퀴(남자 8바퀴) 돌아 최종 3번째 주자가 결승선을 통과한 기록으로 순위를 정한다. 힘차게 질주하고 있는 선수들.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노선영이 뒤쳐지고 있다.
강릉=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2.19
시작은 19일 열린 여자 팀추월 준준결선 레이스였다.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이 나섰다. 팀추월은 3명의 선수가 함께 400m 트랙을 6바퀴(남자 8바퀴) 돌아 마지막에 들어온 주자의 기록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디펜딩챔피언' 네덜란드와의 준준결선 1조 레이스서 3분03초76, 7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은 '원팀'으로 달리지 않았다. 김보름 박지우가 앞서갔고, 노선영은 뒤떨어졌다. 간격이 벌어졌지만 김보름 박지우는 앞만 보고 달렸다. 결국 김보름 박지우가 결승선을 통과하고 한참 뒤 노선영이 들어왔다. 팀추월에 부적합한 주행이었다. 경기 후 좌절한 노선영을 둔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던 김보름 박지우의 태도, 또 이후 이어진 두 선수의 인터뷰 태도에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문제의 쟁점 중 하나였던 주행 전술에 대한 백철기 대표팀 감독의 해명, 또 이에 대한 노선영의 반박. 그리고 이어진 백 감독의 재반박이 꼬리를 물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21일, 팀워크 논란의 여진은 경기장에서도 이어졌다.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경기 전 선수들 소개에서도 박수 소리에서 차이가 났다. 논란의 주인공 김보름 박지우의 이름이 호명되자 아주 작은 박수만이 들렸다. 하지만 노선영이 소개되자 떠나갈 듯한 박수가 이어졌다. 누가봐도 확연한 차이였다.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시선이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7-8위 순위 결정전 경기가 열린다. 노선영(오른쪽)과 김보름.
강릉=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2.21
선수들은 논란을 의식해 서로 밀어주는 장면을 여러차례 보였다. 하지만 기록에서 확연히 차이가 났다. 준준결선 당시 한국은 2~8번째 바퀴까지 14초대의 랩타임을 유지했다. 9바퀴 째 15초18로 느려졌으나 10바퀴째엔 15초16을 찍으며 0.02초 앞당겼다. 그러나 노선영이 선두에서 후미로 빠진 11번째 바퀴부터 15초89로 확 떨어지더니 마지막 바퀴에선 무려 16초77까지 떨어졌다. 초반 김보름이 후미에서 뛰었다. 노선영은 중간. 박지우가 앞을 끌었다. 3바퀴 째부터 김보름이 치고 나왔다. 하지만 5바퀴 째 약 4초차였다. 결국 따라잡지 못했다. 한국은 폴란드에 밀렸다.


이번 대회 내내 한국 선수들에게 결과와 상관없이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던 팬들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선수들은 논란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팬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외면했다. 논란의 시작부터 끝까지 최악이었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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