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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데, 태권도가 중심이 되야죠."
지난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이동섭 의원은 "개헌안을 발의해도 될 정도로 많은 의원들이 개정안에 동참했다. 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무예로서 태권도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한데다, 이념과 소신을 초월해 한데 뭉칠 수 있는데 스포츠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 할 수 있다"며 "남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태권도가 스포츠 교류의 구심점이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태권도는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WT(세계태권도연맹)와 북한이 주도권을 쥔 ITF(국제태권도연맹)로 양분돼 있다. 남북한 체제 경쟁이 낳은 비극 속에서 WT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등을 통해 스포츠로 발전하고 있는 반면 ITF는 무술의 형태에 가깝다. 이 의원은 "두 단체는 발전 방향뿐 아니라 품새나 용어 등도 많이 다른데, 상생과 통합을 하는 동시에 힘을 한데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는 바로 중국과 일본의 견제 때문이다. 이 의원은 "석굴암이나 분황사지, 쌍용총 등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에 태권도 품새나 동작 등이 그대로 새겨져 있음에도 불구, 중국은 소림사 달마대사가 만든 '당수'가 태권도의 원형이라고 주장하며 이른바 '태권도 공정'을 하고 있다. 또 일본은 '가라데'를 원조라고 하면서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하는 등 자본과 힘으로 태권도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며 "국내 태권도 5개 단체뿐 아니라 국민과 정부와 국회, 기업 그리고 더 나가서 북한도 힘을 모아서 이를 지켜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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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의원은 "현재 통일부가 주도를 하고 있지만 스포츠나 문화 교류 등에선 문화체육관광부가 적극 나서야 하는데 아직 이렇다 할 청사진이나 로드맵이 없는 것 같다"며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라 동반자로서 부족한 부분을 도와주는 사업에 나서야 한다. 태권도의 경우 호구나 도복을 지원한다든가 혹은 축구공, 농구공, 골대 등 학교 체육용품 구비에 도움을 주는 등 방법은 많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의원은 지난 2016년 남북 체육교류 예산지원법안을 발의했는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해 법사위에서 체계자구심사 중이다.
한편 이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게임과 e스포츠 산업 보호와 진흥에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으로도 유명하다. 게임 내 불법 프로그램과 서버 운영자 처벌과 대리게임 근절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키거나 발의한 것은 물론 지난해 국정감사장에서 글로벌 히트작 '배틀그라운드'를 상징하는 황금색 프라이팬을 들어보이며 정부에 게임과 e스포츠 산업 진흥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온라인게임과 e스포츠의 경우 태권도와 마찬가지로 '한국이 만들고 세계가 즐기는' 우리의 대표적인 콘텐츠이지만, 여전히 규제가 앞서다보니 그 문화적 사회적 함의와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다. 또 엄청난 자본과 인력을 앞세우는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자 미래 먹거리로서 다시 중심에 설 수 있도록 규제는 줄이고 진흥은 늘리는 입법 활동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