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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장애인육상★'전민재의 유쾌한 폰편지"AG목표는 2위에요"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9-19 15:16



"저는 전민재 선수입니다. 자카르타아시안게임에서 2위를 목표로 훈련하고 있습니다."

리우패럴림픽에서 따뜻한 손편지로 뜨거운 감동을 안긴 여성 장애인 육상 에이스 전민재는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특유의 명랑한 미소와 긍정의 마인드로 인도네시아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었다.

19일 오후 인도네시아아시안게임 결단식을 앞두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 '육상스타' 전민재를 향한 관심이 뜨거웠다. 1977년생 여성 스프린터 전민재는 경이로운 선수다. 2006년 쿠알라룸푸르 대회에서 100-200m 동메달을 따냈고,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100m, 200m 은메달을 따냈다. 4년전 인천아시안게임에선 100-2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런던패럴림픽 200m 은메달에 이어 2년전 리우패럴림픽에서 2연속 은메달을 획득했다. 은메달 직후 손으로 또박또박 눌러쓴 유쾌하고 따뜻한 '민재의 편지'는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그때처럼 이번에도 손편지를 준비했느냐는 질문에 신순철 육상대표팀 감독이 먼저 입을 열었다. "민재는 나이가 무색하게 여전히 지금도 최고의 선수다. 육상을 즐기면서 열심히 하는 선수다. 지금도 최고기록을 내고 있다"고 했다. "오늘도 휴대폰에 이야기할 것을 준비해온 것같다. 한번 들어보시라"고 귀띔했다.

뇌병변 장애가 있는 전민재는 스마트폰으로 미리 준비한 인도네시아아시안게임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어플리케이션 음성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맘껏 털어놨다.

"저는 전민재 선수입니다. 자카르타아시안게임에서 2위를 목표로 훈련하고 있습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1위 했었는데 정말 기쁘고 행복했어요. 하지만 자카르타아시안게임에서는 아쉽지만 1위는 못할 것 같아요. 세계 1위 중국선수가 있어서요"라며 자신의 목표를 또렷이 밝혔다. "그래서 1위는 못하겠지만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기록을 깨는 것이 이번 아시안게임 목표입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기록 100m 14초70, 200m 30초76, 이 기록을 깨는 게 목표입니다"라며 자신을 넘어서는 도전을 다짐했다. 전민재는 긍정적인 기대도 내놨다. "그런데 올해는 제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같아요. 올해는 함께 연습할 여자선수가 있어서요. 등급은 다르지만 연습할 때 함께 뛰어줘서 고마웠어요. 연습할 상대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크거든요. 그래서인지 기록도 항상 좋게 나왔어요"라고 했다. "전민재 선수 응원 많이 해주세요. 정말 밤낮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2020년 도쿄패럴림픽을 마지막 경기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때까지 많이 응원해주세요"라며 2020년 도쿄패럴림픽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갈 뜻도 밝혔다.

마지막 구절은 압권이었다. 2016년 이후 3년째 동고동락하고 있는 1952년생, 아버지같은 신순철 코치를 언급했다. "신순철 코치님과는 2016년 리우패럴림픽 때부터 계속 같이 운동하고 있는데요. 벌써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네요. 그런데 저희 코치님과는 올해가 마지막일 것 같아요. 코치님께서 나이가 있으셔서 많이 힘들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내년엔 더 좋은 코치님이 와서 가르쳐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노익장으로 제자의 곁은 꿋꿋히 지키는 코치를 향한 애정 어린 농담이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까지 해요. 끝~'이라는 유쾌한 마무리에 기자회견장엔 훈훈한 미소가 번졌다.
이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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