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이변은 잊어라.'(허광희)
한국 배드민턴 남녀단식의 메달 향방을 결정하는 이번 주말, 주요 화두는 '이변'이 될 전망이다.
남자단식 허광희(26·삼성생명)는 이변의 성취감을 털고 또다른 이변을 막아야 하고, 여자단식 안세영(19·삼성생명)은 같은 소속 팀 오빠(허광희)의 이변을 계승해야 한다.
허광희는 지난 28일 밤 기적같은 낭보를 안겨줬다. A조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모모타 겐토(세계 1위·일본)를 2대0으로 셧아웃시키고, 8강에 진출한 것.
하지만 정도만 다를 뿐, 타 조에서도 이변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허광희가 8강에서 만나는 상대가 또 다른 이변의 주인공이다. C조 1위로 통과한 케빈 코르돈(과테말라)은 세계 59위의 약체지만 C조 톱시드인 응카롱 앵거스(세계 9위·홍콩)를 조별 최종전에서 2대0으로 완파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
배드민턴계에서는 세계랭킹에서 크게 뒤진 선수가 상위 랭커를 잡는 경우를 '1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한 이변으로 꼽는다. 랭킹 격차로 보면 코르돈은 허광희보다 더 힘든 일을 해낸 셈이다.
코르돈과 16강전을 치른 D조의 세계 29위 마르크 칼요우브(네덜란드)도 조 1위가 유력했던 세계 15위 사이 프라니트(인도)를 따돌리고 16강에 진출했다.
이들 두 '이변 메이커'가 치른 29일 16강전에서 코르돈이 통과해 오는 31일 오전 허광희와 8강전을 치른다. 허광희는 이제 모모타와의 경기에서 만끽한 '대이변'을 잊고, 연속 이변을 노리는 상대를 저지해야 한다.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작은 이변의 희생양이 되는 걸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최연소 출전자 안세영은 허광희에 이어 제2의 '대이변'에 도전한다. 30일 오전 8강전에서 만나는 상대는 세계 2위의 천위페이(중국)다. 세계랭킹에서 두 번째지만 올림픽 랭킹에서는 1위로, 1번시드를 받은 우승 후보 1순위다.
게다가 안세영은 천위페이와의 역대 맞대결에서 4차례 붙어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메달로 향하는 중대한 길목에서 세계 8위의 안세영이 천위페이를 잡는다면 허광희를 능가하는 이변으로 배드민턴 올림픽 역사에 남을 수 있다.
안세영은 "한국 선수가 세계 1위 선수를 이기다니 너무 멋지다. 저도 광희 오빠처럼 멋지게 경기해서 이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재테크 잘하려면? 무료로 보는 금전 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