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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정재근 기자] 쇼트트랙 남자 1500m 경기가 열린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경기장. 경기 전 피터 워스 심판장이 링크에 나왔다.
경기 시작을 알리기 전 심판장이 자리에 앉은 심판원들과 주먹 인사를 건넸다. 주먹 인사, 코로나19 시대의 일반적인 인사법이다. 하지만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파이팅'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동작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이런 경우는 없었다. 쇼트트랙 심판장이 한국에서 이렇게나 유명인사가 될 줄이야… 개최국 중국에 관행을 뛰어 넘는 '베네핏'을 선사하고 있는 판정 때문에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이 중국 동네 잔치가 되가고 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편파판정에 한국 여론이 들끓고 있었던 9일 저녁, 남자 쇼트트랙 1500m 경기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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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남자 1000m에서 심판의 편애를 확인한 런쯔웨이다. 피터 워스 심판장은 황대헌의 월드클래스 인코스 추월을 실격처리했고, 결승선에서 런쯔웨이의 두 손 잡아채기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리며 금메달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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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m에서 실격 당했던 황대헌과 마찬가지로 박장혁도 어떤 충돌도 없이 추월에 성공했다. 오히려 런쯔웨이는 몸을 기울이며 박장혁을 위협했고, 심판이 보란 듯 한 참 동안 두 팔을 벌리며 박장혁을 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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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진의 비디오 판독이 시작됐다. 이번에도 또?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
그런데 이번 만큼은 '의외로' 정상적인 판정이 나왔다. 모든 결정권을 쥔 피터 워스 심판장은 런쯔웨이의 실격을 선언했다. 카자흐스탄 선수를 팔로 민 동작을 정확하게 지적했다.
반면, 박장혁의 추월에 대해서는 어떤 패널티도 주지 않았다. 런쯔웨이의 자신만만 했던 '오노액션'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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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 아웃코스로 단숨에 1위로 치고 나온 황대헌은 끝까지 어떤 접근도 허용하지 않으며 끝까지 선두를 고수했고 개선장군처럼 결승선을 통과했다.
만약 런쯔웨이가 결승에 진출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단언코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기엔 황대헌의 레이스가 너무나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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