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안세영을 잡아라.'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지난 5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권리 보호를 위해 라켓, 신발, 보호대 등 주요 용품에 대한 개인 후원 계약을 공식 허용했다. 이같은 조치는 지난해 파리올림픽 이후 '안세영의 작심 발언' 사태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사무감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당시 안세영은 국가대표팀 운영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고, 이후 협회의 부실 행정·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대대적인 사무감사를 실시한 문체부는 그해 10월 개인 후원 허용 등의 내용을 담은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
|
배드민턴협회의 공식 후원사인 요넥스가 그동안 연간 47억원(현금 37억원+용품 10억원)을 지원한 것과 비교하면, 대표팀 전체(주니어 포함)에 투입된 금액의 70% 가량을 안세영 한 명에게 투자하는 역대급 최고 대우인 셈이다. 국내 배드민턴 역대 최고는 물론이고, 해외 배드민턴 특급 스타와 견주어도 '단일계약' 최상급에 속한다.
'리닝'은 안세영과 같은 소속팀(삼성생명)과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복식 선수 서승재(28) 김원호(26)에 대해서도 각각 연간 20억원, 12억원의 개인 후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닝'은 이같은 조건의 계약서를 제출한 뒤 마지막 조율 과정을 거치는 중이었다.
하지만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있다. 일본 업체 '요넥스'가 금액 경쟁에 가속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요넥스는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안세영에게 연간 20억원 이상의 후원 계약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리닝'이 당초 제시한 연 35억원보다 크게 못미치는 조건이었다.
|
이에 '리닝'은 안세영 등 선수 측에 당초 제시한 계약 조건이 어떤 경로를 통해 유출된 게 아닌지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요넥스'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리닝'은 협회에 대해서도 대폭적인 투자를 꺼내들고 있다. 협회는 개인 후원 허용으로 인해 요넥스로부터 받아 온 연간 후원금이 50% 삭감될 처지다. '리닝'은 공식 후원사 재입찰을 한다면 연 40억원을 후원하겠다는 입장을 협회에 전달했다.
배드민턴계 관계자는 "안세영의 용기 덕에 선수들이 '급'에 맞는 대우를 받는 건 환영할 일이지만 '돈잔치'로 변질되고, '빈익빈 부익부' 심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면서 "무엇보다 요넥스 신발을 신고 불편함을 호소했던 안세영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도 웃지 못할 관전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