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우버컵의 우승 기세 이어가보자.'
세계여자단체선수권(우버컵)을 제패한 한국 배드민턴이 동남아 연속 투어를 통해 연속 우승 사냥에 나선다. 26일 개막하는 싱가포르오픈(슈퍼 750)과 인도네시아오픈(슈퍼 1000·6월 2~7일)이 '사냥터'다.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한국 배드민턴대표팀은 지난 5일 우버컵 트로피를 들고 금의환향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은 2010, 2022년에 이어 세 번째 우승을 달성하며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주최 성대한 축하행사와 함께 두둑한 포상금까지 챙기는 등 3주일 간 행복한 재충전기를 보낸 여자 배드민턴은 연속 우승으로 보답을 다짐했다.
뭐니 뭐니 해도 세계랭킹 1위 안세영(24·삼성생명)의 연속 우승 도전이 최고 관심사다. 올 시즌 초반 국제대회 3연속 우승을 하다가 전영오픈(3월)에서 숙적 왕즈이(세계 2위·중국)에게 막혀 준우승으로 삐끗한 바 있다. 곧이어 안세영은 아시아개인선수권(4월)과 우버컵에서 왕즈이를 다시 연달아 물리치며 '여제'의 위상을 빠르게 회복했다.
이번 싱가포르오픈에서도 왕즈이와의 결승 리턴매치가 유력한 상황이다. 대진표를 보면 4강까지 안세영에게 뚜렷한 적수가 없다. 8강에서 세계 6위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인도네시아)를 만날 가능성이 높지만 역대 맞대결 10전 전승으로 압도적 우세다.
준결승에서 천위페이(세계 4위·중국)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천위페이는 우버컵을 계기로 '어쩌다 화제의 선수'가 됐다. 우버컵 결승 3경기 단식에서 당시 세계 17위 김가은(세계 15위·삼성생명)에게 1대2로 패하는 '대이변'의 희생양이 되며 한국 우승에 '꽃길'을 터줬다.
충격을 받은 천위페이는 이후 다른 상위랭커들과 달리 휴식을 반납한 채 태국오픈과 말레이시아마스터스에 연달아 출전하며 절치부심했다. 천위페이같은 상위 랭커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등급 중위에 속하는 '슈퍼 500'급 대회에 연속 출전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는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가은과의 대결서는 주변 기대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큰 나머지 실수가 많았다. 출전 강행군을 통해 경기 감각을 올리고, 정신력도 추스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천위페이는 지난 2개 대회 연속으로 결승에서 패배하며 '목표달성 100%'를 이루지 못한 채 싱가포르로 넘어왔다. 김가은에 충격패한 후유증이 그만큼 컸던 것으로 보인다. 안세영으로서는 결승행의 제물로 삼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대진 추첨 상 김가은-천위페이의 리턴매치는 불발됐지만, 김가은의 '이변 행진'도 또다른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가은은 첫 경기(32강)부터 상위 랭커인 포른파위 초추웡(세계 8위·태국)을 상대하고 8강에 오를 경우 왕즈이와 대결이 유력하다.
우버컵에서 세계를 놀라게 했던 기세라면 김가은이 이번에도 '이변 시리즈' 후속편을 선사하지 못하리란 법은 없다는 게 주변 배드민턴계의 전망이다.
배드민턴계 관계자는 "우버컵에서 전략적 분산 출전했던 세계 3위 이소희-백하나가 다시 뭉쳤고, 토마스컵(세계남자단체선수권)에서 단체 종목 특성 상 아쉬움을 삼킨 남자복식 세계 1위 서승재-김원호의 우승 도전도 볼 만하다"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