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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때리고 잘 받는 곽승석의 손에 챔피언 향방 달렸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8-03-27 12:44 | 최종수정 2018-03-27 18:56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곽승석(30·대한항공)의 손에 챔피언전 향방이 달렸다.

27일 대한항공이 적지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대0(25-19, 26-24, 26-24)으로 완파했다. 지난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챔피언결정전 남자부 1차전에서 세트스코어 2대3으로 석패했던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1승1패를 기록,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스포트라이트는 가스파리니에게 쏠렸다. 가스파리니는 블로킹 2개, 서브 에이스 3개를 포함, 총 31득점 기록했다. 하지만 '숨은 공신'이 있다. 바로 수비형 레프트 곽승석이다.

곽승석은 챔프전 2차전에서 13득점을 했다. 가스파리니의 절반에 못 미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알토란'이다. 공격 성공률 90.91%, 공격 효율 90.91%다. 자신에게 주어진 공격 기회는 거의 완벽히 소화했다는 뜻이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더 주목해야 될 점은 서브다. 곽승석은 이날 서브로만 3점을 올렸다. 고비처마다 서브를 때려 넣으며 현대캐피탈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2세트 듀스 상황에서 곽승석은 강력한 서브를 상대 코트에 꽂아넣으며 상황을 마무리했다.

득점 뿐 아니라 상대 리시브를 흔드는 데에도 곽승석의 서브는 주효했다. 강하고 정확히 들어가는 곽승석의 서브에 현대캐피탈 리시브는 흔들렸다. 당연히 공격도 부정확해졌다. 이는 대한항공의 블로킹 득점 또는 유효 블로킹으로 연결됐다. 대한항공은 2차전에서 5개의 블로킹을 성공시켰다. 현대캐피탈(3개)보다 2개 많았다. 1차전에서도 곽승석은 강한 서브로 현대캐피탈 리시브를 흔들었다. 비록 패했지만 대한항공은 서브 에이스 11개, 블로킹 12개를 잡아냈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경기 후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칭찬하고픈 선수로 세터 한선수와 가스파리니를 꼽았다. 그러나 박 감독의 지시를 가장 충실히 이행했던 선수는 곽승석이었다. 곽승석은 박 감독이 강조하는 강서브를 매 경기 때려주는 동시에 리시브에서도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 후 '적장' 최태웅 감독은 "곽승석 정지석 리시브 라인은 박삼룡 이재필, 석진욱 신진식 라인을 잇는 최고의 리시브 라인이 아닐까 싶다. 정말 탄탄하다"고 극찬했다. 곽승석은 챔프전 2차전에서 빈 틈 없는 수비력으로 끊임없이 대한항공에 반격 기회를 마련했다. 지난 삼성화재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선 31.57%, 3차전 63.63%의 리시브 점유율을 기록했던 곽승석이다. 수비 부담에 지칠 법도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더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항공은 28, 30일 안방 인천계양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과 챔프전 3, 4차전을 벌인다. 박 감독은 '정공법'을 택했다. 그간 해왔던 강서브→블로킹을 1옵션으로 세웠다. 선봉은 단연 가스파리니다. 그러나 숨은 '킹 메이커'는 곽승석이다. 박 감독은 "인천에서 챔프전을 끝내고 싶다"고 했다. 대한항공의 '비상'은 무결점 레프트 곽승석의 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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