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고백' 감독은 포기하려 했다, '역대 신기록' 세울 줄이야…"선수들도 내려놓은 분위기였는데"

기사입력 2026-03-30 06:00


'충격 고백' 감독은 포기하려 했다, '역대 신기록' 세울 줄이야…"선수…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가운데)이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한 뒤 만세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충격 고백' 감독은 포기하려 했다, '역대 신기록' 세울 줄이야…"선수…
기뻐하는 현대캐피탈 선수들. 사진제공=KOVO

[장충=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사실 물음표가 많았어요. 세트를 그냥 내려놓고 3차전을 대비할까도 생각했죠."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2(22-25, 22-25, 25-18, 41-39, 15-12) 역전승과 함께 2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끈 뒤 깜짝 고백을 했다. 사실 경기를 포기할 생각도 했었다는 것.

현대캐피탈은 세트스코어 1-2로 뒤진 가운데 4세트 중반까지만 해도 11-17로 끌려가고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1차전(3대2)에서 승리하기도 했고,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르고 올라온 우리카드보다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었다. 2차전에서 괜히 더 힘을 빼느니 과감히 포기하고 플레이오프 3차전을 대비할지 계속 갈등했다.

그런데 주장 허수봉의 눈빛이 뜨거웠다.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블랑 감독은 고심 끝에 허수봉을 믿고 더 몰아붙이기로 결심했고, 4세트 듀스 혈투 끝에 41-39로 이겼다. 역대 포스트시즌 통산 한 세트 최장 경기시간 신기록인 57분을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2015년 3월 21일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의 경기로 1세트 49분이었다.

4세트를 잡은 현대캐피탈은 5세트까지 흐름을 탔다. 현대캐피탈 주포 레오가 4세트 이후 더 펄펄 날았다. 지친 우리카드 주포 아라우조가 어떻게든 버티다 결국 5세트 막판 서브와 공격 범실을 저질러 현대캐피탈에 챔피언결정전 진출권을 안겼다.

블랑 감독은 경기 뒤 "기분 좋지만 매우 피곤하다"며 웃었다. 이어 "쉽지 않은 경기였다. 특히 우리의 사이드아웃이 잘 돌아가지 않아 걱정했지만, 팀으로 버텨내고 이겨내 기분이 좋았다. 레오가 블로킹하고, 다이빙 디그를 하는 등 육각형의 모습을 보여줬다. 대한항공을 만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4세트 혈투를 어떤 마음으로 지켜봤을까.


'충격 고백' 감독은 포기하려 했다, '역대 신기록' 세울 줄이야…"선수…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 사진제공=KOVO

'충격 고백' 감독은 포기하려 했다, '역대 신기록' 세울 줄이야…"선수…
현대캐피탈 주장 허수봉. 사진제공=KOVO
블랑 감독은 "사실 물음표가 많았다. 세트를 내려놓고 3차전을 대비할까도 생각했다. 선수들 얼굴에도 내려놓은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데 주장 허수봉이 선수들을 격려하면서 이끄는 게 보였고,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틱한 순간을 허수봉이 만들어줬다. 양팀 팬들이 감동적인 순간을 만끽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허수봉은 "내가 공격에서 부진해서 다른 부분에서라도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했다. 나부터 잘하자는 생각을 했다. 4세트에 지고 있었지만, 절대 질 것 같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21-23에서 서브를 때릴 때 '내가 해결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서브를 넣었다"고 밝혔다.

허수봉의 서브 에이스로 22-23이 됐고, 레오가 오픈 공격으로 23-23 균형을 맞추면서 듀스 혈투의 서막을 알렸다. 39-39에서 우리카드 박진우의 서브 범실. 40-39 절호의 기회에서 레오가 오픈 공격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레오는 "이런 경기는 나도 힘들다. 우리카드는 좋은 리듬으로 경기를 하는 팀이다. 조금 더 열심히 준비하려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어제(28일)부터 컨디션이 좋다고 느꼈고, 베테랑으로서 동료들을 잘 이끌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오늘도 힘든 순간 포기하지 않고, 만족하지 않고 나아갔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플레이오프 3차전을 없애면서 충분한 휴식 시간을 벌었다. 다음 달 2일 인천에서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 1차전을 치른다. 대한항공이 왕좌를 탈환할지, 현대캐피탈이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킬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대한항공은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한 뒤 외국인 에이스를 쿠바 국가대표 호세 마쏘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마쏘의 V리그 데뷔전은 챔피언결정전이 될 전망이다.

블랑 감독은 "대한항공이 우리카드보다 블로킹이 강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대한항공에 정지석이 있지만, 마쏘가 어떤 선수인지 아직 잘 모른다. 당연히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허수봉은 "마쏘의 하이라이트 영상만 봤다. 어느 포지션으로 뛸지, 공격 스타일이 어떤지는 많이 보지 못했다. 그게 가장 힘든 부분이다. 워낙 조직력이 좋은 팀이니까. 강한 서브로 흔들고, 블로킹 수비를 잘하면 충분히 승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충격 고백' 감독은 포기하려 했다, '역대 신기록' 세울 줄이야…"선수…
기적을 쓴 현대캐피탈. 사진제공=KOVO

장충=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