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반응은 한결같다. "(리그 5연패 언급에)그런말 하지마. 우리도 힘들어." 순위표 맨상단에 삼성이 있는 것이 일상이 된 지 오래지만 류중일 감독은 손사래부터 친다. 지난달 24~26일 롯데에게 3연패를 당해 순위가 재밌어졌다는 말에는 더 펄쩍 뛴다. "그 연패 때문에 난 몸살을 앓았어. 하나도 재미없어."
류 감독은 "올해는 한팀도 쉬운 팀이 없다"는 말을 했다. 표정은 진지하다. 한화에 대해선 "김성근 감독님은 투수 운용을 포스트시즌 처럼 한다. 하지만 그건 그분 스타일이다. 누가 이러쿵 저러쿵 말할 거리가 못된다. 어느 지인과 내기를 했다. 시즌 끝나고 한화 성적에 대해. 아마 내가 이길 것이다. 아무튼 한화는 굉장히 까다로운 팀이 될 것이다. 두고 보라"고 했다. 롯데는 역시 린드블럼, 레일리 두 명의 용병투수 칭찬을 했다. "롯데가 용병을 잘 뽑았다. 좌우 밸런스도 좋다"고 평했다. 넥센은 방망이보다는 오히려 선발로테이션이 매끄럽게 돌아간다고 했다. 방망이는 원래 강한팀이니 선발진까지 괜찮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LG는 잠재력을 거론했다. KIA에 대해선 잠시 머뭇하더니 "시즌 초반 6연승을 할 정도의 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 kt는? 류 감독은 "그건 전혀 다른 부분, 다른 얘기"라며 대답을 피했다.
류 감독의 걱정을 엄살로 보는 이가 대다수지만 삼성도 나름대로 고충이 있다. "투수력은 거의 100% 갖춰졌다. 선발투수 1명이 빠져도 2~3게임 정도는 대체 선발로 투입할 선수가 있다"고 말하지만 야수는 채태인과 박한이가 부상으로 없는 상태다. 5일 경기에서 삼성은 4대9로 넥센에 패한 뒤 2위 두산과의 승차가 1게임으로 줄어든 상태다.
그렇다면 나머지 9개 구단 감독들이 말하는 삼성의 전력은? 한마디로 퍼펙트다. 시즌 전부터 삼성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었다. 예상대로 클로이드와 피가로, 윤성환, 장원삼, 차우찬 등 5명의 선발진이 빈틈없이 돌아가고 있다. 여기에 완벽한 셋업맨 안지만, 마무리 임창용도 있다. 임창용이 올시즌 블론세이브 2개를 포함해 2패7세이브(평균자책점 5.40)로 다소 아쉽지만 나머지 팀들의 '마무리 중증'에 비하면 약과다. 타선의 짜임새도 나무랄 데 없다. 어차피 올라갈 팀은 올라가고,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 류 감독이 진지했든 엄살을 부렸든 간에 일희일비는 있을지언정 삼성의 고공행진을 의심하는 이는 거의 없다. 목동=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