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최강 고려대가 상무를 완파했다.
고려대는 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 KCC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상무를 79대64로 완파했다.
고려대는 4강에 진출, 모비스-연세대 승자로 결승 진출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고려대는 대학 최고의 재능들이 모여있는 최강팀이다. 대표팀 명단에 세 명이 들어가 있다. 더블 포스트 이종현과 강상재, 그리고 포워드 문성곤이 있다. 게다가 이동엽과 최성모 역시 대학 최고 레벨의 가드들이다.
상무는 전원이 프로 선수로 구성돼 있다. LG의 에이스 가드 김시래를 비롯해 이대성과 변기훈이 있고, 포스트에는 최부경과 김승원 등이 포진돼 있다.
가드, 포워드 자원은 풍부하지만, 센터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이날 고려대 선수들의 집중력은 매우 좋았다. 특히 외곽포의 적중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3쿼터까지 62%의 3점슛 성공률(13개 시도 8개 성공)을 보였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상무는 심플한 공격을 선호했다. 스크린을 받은 뒤 슛을 쏘거나, 외곽의 개인기를 이용한 돌파를 통해 공격 활로를 뚫었다. 하지만 고려대의 강한 포스트 때문에 쉽지 않았다.
전반전 강상재(19득점, 12리바운드)의 역할이 유난히 돋보였다. 전술적으로 이유가 있었다. 이종현이라는 확실한 높이를 지닌 고려대는 상무의 골밑 집중 수비를 활용한 공격 전술을 썼다. 강사재는 때로는 미드 레인지에서, 때로는 3점슛 라인에서 대기해 상무 수비를 혼란에 빠뜨렸다. 뛰어난 테크닉으로 적중률 높은 공격을 성공시켰다. 전반전 야투율은 무려 60%였다. 특히 2쿼터 3분36초를 남기고 이종현의 아웃렛 패스를 강상재가 중앙에서 3점슛으로 연결한 장면은 압권이었다.
여기에는 상무의 2-3 지역방어가 허술한 측면도 있었다. 특히 3쿼터에서 가운데 볼이 투입된 뒤 고려대 외곽은 확실한 오픈 찬스가 났다. 결국 후반전 이동엽과 문성곤 김낙현 등의 3점포가 무더기로 꽂혔다. 특히 3쿼터 고려대의 3점슛 적중률은 83%(6개 시도 5개 성공)였다. 상무 지역방어의 허점을 활용한 고려대의 팀 전술이 돋보였고, 외곽 슈터들의 집중력이 빛났다.
결국 3쿼터 64-52, 12점차의 리드를 잡은 고려대는 4쿼터 초반 이종현의 팁인과 문성곤의 3점포가 터지면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이날, 이종현도 돋보였다. 20득점, 9리바운드 5블록슛을 기록했다. 골밑에서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움직임 자체가 매우 적극적이었다. 불완전했지만 골밑에서 적극적인 움직임과 날카로운 골밑 돌파로 상무의 수비에 균열을 일으켰다. 좋은 농구센스를 활용, 팀 동료를 활용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결국 고려대는 주전 모두가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매우 이상적인 득점 분포도를 보였다. 외곽에서는 이동엽이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이날 14득점(야투율 50%)을 기록했다. 때로는 2대2 돌파로 팀동료를 활용했고, 과감한 돌파로 상무 수비의 허를 찔렀다. 게다가 전체적인 게임 조율과 템포 조절까지 하면서 외곽의 안정감을 더했다. 여기에 스피드가 뛰어난 가드 최성모는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9개)과 트랜지션으로 팀의 에너지를 더했다. 최성모의 경우 좀 더 세부적인 공격기술만 익힌다면 프로에서도 매우 파괴력있는 가드가 될 잠재력이 충분했다.
상무는 산만했다. 3점슛 성공률로 나타났다. 30개를 시도 7개를 성공시켰다. 23%에 그쳤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기본적으로 슛 셀렉션이 정제되지 못했다. 단순한 개인돌파나 스크린을 이용한 단편적인 외곽포로 공격루트 자체를 단조롭게 만들었다. 결국 완벽한 찬스보다는 수비를 달고 뜨는 '터프샷' 비율이 많았고, 성공률의 저하로 이어졌다.
여기에는 '프로의 민낯'이 들어있다. 사실 기본적인 슛 드릴(스크린을 받은 뒤 점프슛을 쏘는 훈련)이 완벽한 선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프로팀 선수라면 기술 레벨에서 대학생들과 차이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3쿼터 변기훈의 화려한 백스텝 3점포만이 유일했다. 2대2 공격이 특기인 김시래의 경우 불완전한 빅맨 때문에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고려대는 2-3 지역방어를 많이 사용했는데, 상무는 조직적 움직임 보다는 무리한 공격으로 오히려 경기 흐름을 고려대에게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고려대의 높이를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공격 루트가 상무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잠실학생체=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