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군단'의 5위 탈환이 무산 위기에 놓였다. 이제는 정말 '기적'이 일어나야만 한다.
현 시점에서 한화의 5위 탈환 가능성을 따져보는 게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사실 계산은 간단하다. 지금 5위인 SK 와이번스를 제치면 되는데, 그러려면 29일 삼성전을 포함한 잔여 5경기에서 한화가 SK보다 2승 이상을 더 따내면 가능하다.
이를테면, SK가 잔여 5경기에서 2승3패를 한다고 치면 한화는 4승1패 또는 5승을 하면 역전할 수 있다. 한화가 4승1패를 했을때 69승75패가 된다. SK는 68승74패2무다. 승차는 없지만 승률로 따져보면 한화가 3모(0.0003)차이로 이긴다. 대신 한화가 SK와 같은 승수나 1승 많을 때 또는 오히려 SK보다 적게 이겼을 때는 모두 순위가 밀린다.
순위 역전은 확률은 그래서 대단히 희박하다. 한화는 29일부터 삼성과 2경기, 그리고 넥센-LG-kt와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한화의 5위 탈환을 위한 최상의 시나리오는 '5전 전승'. 상대 전적과 승률을 자료로 이들 5개 팀에 한화가 모두 이길 확률을 계산하면 약 4.4% 정도 나온다. 로또 당첨이나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갈 수 있는 확률보다는 확실히 높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매우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 한화가 '5위 탈환'에 올인하는 건 무의미하다.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둬야겠지만, 이제부터 잔여경기에 걸린 의미는 '순위 경쟁'보다는 '새로운 가능성의 발견'에 있다. 그래야 최소한의 의미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을 쏟아부은 전장에서 패색이 짙어졌을 때 효과적으로 퇴각하는 것이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불필요한 전력의 소모를 줄이고, 상대의 공세에 휘말리지 않은 채 다음 싸움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기존의 핵심전력과 차세대 예비전력의 적절한 배합이 요구된다. 물론 한화는 올시즌 내내 투타에서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줬다. 강경학과 주현상, 송주호 신성현 장운호 등이 야수진에서 기회를 얻었고, 투수진에서는 김민우와 김범수 박한길 등이 다양한 상황에 투입됐다.
그러나 이들 외에도 기회를 줄 만한 인물들이 있다. 특히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선수들 중에서 차세대 주전 전력감이 나올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이 29일 삼성전 선발로 상무 소속으로 2군에서 선발 수업을 쌓은 김용주를 투입한 것도 그런 의미라고 해석가능하다. 김용주의 선발 기용은 곧 잔여경기에서 한화의 선수 운용이 더 다변화 될 것을 시사한다. 상무 등에서 군복무를 마치거나 2군 무대에서 일말의 가능성을 보인 선수들의 등장이 예상된다. 5위 탈환 가능성이 희박해진 현 시점에서는 그나마 이런 방법으로라도 의미를 남겨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