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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포인트-B] PS 첫 타석 박건우, 준비된 대타 끝내기 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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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결단이다. 다음 경기를 볼 수 있는 여유도, 그럴 필요도 없다. 포스트 시즌 무대는 그렇다.

야구는 변수가 많다. 겉으로 보기엔 자그마한 나이스 플레이와 미스 플레이가 승패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준비한 스포츠조선의 야심찬 포스트 시즌 기획. [PS포인트]다.

타격(B) 수비(F) 주루(R) 피칭(P)으로 세분화, 요점을 정리했다.



[PS포인트-B(타격)]

"타석에 서 봐야 알 것 같아요."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잠실야구장. 경기 시작 2시간 전인 낮 12시. 경기 전 덕아웃에서 박건우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6시간 뒤, 그가 짜릿한 적시타를 터뜨릴 것이라고 짐작이나 했을까.

박건우는 두산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외야수다. 잠재력은 충분하다. 지난 시즌에는 스프링 캠프에서 '가장 주목되는 신예 야수'였다. 하지만 좀처럼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두터운 두산의 외야진도 있었고, 잔부상으로 시즌 중간중간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창 타격 컨디션이 좋던 7월 타격 도중 몸통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하지만 기량은 여전했다. 그는 올 시즌 유독 대타 성공률이 높다. 올 시즌 타율은 3할4푼2리. 대타로 나서 무려 4할의 타율을 기록했다. 두산은 1사 1루 상황에서 희생번트, 박건우를 대타로 기용해 득점을 한 적도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기본적인 타격 능력이 뛰어나고, 승부처를 즐길 수 있는 배짱을 지니고 있다.

올 시즌 포스트 시즌은 처음이다. 경기 전 "떨리지 않나"는 질문에 "글쎄요. 지금은 괜찮아요. 정확하게는 타석에 들어서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싱긋이 웃기도 했다. 확실히 준비가 됐다는 의미.

그만큼 적당한 긴장과 함께 자신감이 있었다.

결국 그는 '사고'를 쳤다. 3-3 팽팽한 동점 상황. 10회 두산이 기회를 잡았다. 1사 2루에서 두산 김태형 감독은 아껴놨던 '박건우 카드'를 꺼냈다. 그는 침착했다 넥센 김태형의 3구째를 그대로 통타, 우중간을 빠지는 결승 안타로 만들어냈다. 포스트 시즌 첫 타석에서 그는 너무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타 끝내기 안타는 준플레이오프 첫번째 일이다. 포스트 시즌을 통틀어도 두번째다.

공교롭게도 1호 주인공은 1996년 10월7일 전주 현대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대타 끝내기 안타를 친 박철우(쌍방울)였다. 현 두산 1군 타격 코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