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붉은 바탕에 흰색 패턴이 들어간 서울 SK 나이츠의 홈유니폼은 입지 않았다. 대신 단정하게 넥타이를 맨 채 검은 색 정장 수트를 차림으로 코트에 돌아왔다. 그리고 관중들에게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중앙대 재학 시절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로 KBL 차원에서 20경기의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SK 간판스타 김선형이 복귀를 앞두고 홈 팬에게 사과했다.
김선형은 18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오리온과의 홈경기가 열리기 전 정장 차림으로 코트에 나와 농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사과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선형은 "죄송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그동안 봉사활동을 하면서 많이 반성했고, 앞으로 열심히 하는 게 팬들에 대한 도리라고 다짐했다"며 향후 성실하게 플레이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KBL은 지난 10월29일 김선형을 비롯한 스포츠 도박 연루자들에 대한 징계를 내렸다. 김성현은 출장정지 20경기에 사회봉사 120시간이 내려졌고, KGC 간판스타 오세근은 이에 더해 950만원의 제재금이 부여됐다. 또 약식기소된 전성현(KGC)은 54경기 출전정지에 제재금 250만원, 사회봉사 120시간을 받았다. 김선형이 오세근과 달리 제재금을 부과받지 않은 이유는 중앙대 재학 시절에 스포츠 도박을 한 뒤 프로 입단 이후에는 하지 않았고, 또한 프로 입단 때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미 대학 시절에 저지른 잘못을 자진 신고했기 때문. KBL은 이점을 정상참작해 출전 정지와 사회봉사 징계만 내린 바 있다.
당시 KBL은 매우 단호한 결정을 내렸었다. 불구속 기소된 안재욱(동부)과 약식기소된 이동건(동부) 기소유예된 신정섭(모비스)은 아예 제명 처분했다. 또 검찰에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은 류종현은 형법상으로는 공소시효가 지났음에도 불법 스포츠 도박 행위가 사실인 만큼 도덕적 책임을 물어 10경기 출전정지와 제재금 135만원, 사회봉사 60시간 징계를 받았다.
KBL의 이같은 결정 이후 1, 2라운드에 뛰지 못한 채 봉사활동을 했던 김성현은 21일 원주 동부전부터 징계가 끝나 코트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이날 공식 사과는 코트에 복귀하기에 앞서 홈 팬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다시 한번 사과하는 자리였다. 이에 앞서 김성현은 KBL의 징계가 발표됐던 지난 10월29일에 자필 사과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선형에 대한 팬들의 실망감이 완전히 해소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정장 수트를 입고 사과를 하는 건 김선형으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 중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사과와 반성은 계속돼야 한다.
잠실학생체=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