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에이스 앤디 밴헤켄(36)도 일본 프로야구의 표적이 되고 있다.
22일 일본 야구 한 소식통에 따르면 "퍼시픽리그 한 구단이 밴헤켄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퍼시픽리그에는 이대호의 소프트뱅크, '괴물' 오타니 쇼헤이의 니혼햄이 소속돼 있다.
밴헤켄은 2012년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데뷔해 올해까지 4년 동안 120경기에서 58승32패 3.5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첫 해 11승8패 3.28의 평균자책점, 2013년 12승10패 3.73의 평균자책점, 2014년 20승6패 3.51의 평균자책점, 올해는 15승8패 3.62의 평균자책점이다. 이 기간 그보다 많은 승수를 올린 투수는 없다. 선발 투수의 기본 덕목인 퀄리티스타트(66번), 삼진 개수(640개)도 1위다.
그는 2012년 팀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때만 해도 직구 최고 시속이 140㎞를 넘지 않았다. 마이너리그 시즌이 끝나면 다른 리그에서 뛰며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히어로즈가 잇따라 재계약 의사를 밝히면서 오프 시즌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130㎞ 후반대의 직구가 145㎞ 안팎에서 형성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포스트시즌에서는 148~9㎞의 더 빠른 직구를 뿌렸다.
일본 구단이 밴헤켄을 높게 평가하는 부분은 역시 탈삼진 능력이다. 지난해(178개)와 올해(193개) 거푸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그는 키가 1m93으로 장신이다. 기본적으로 타점이 높은 데다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해 구종 노출이 거의 없다. 또 포크볼도 구단 내에서는 세 가지로 분류할 만큼 주무기가 확실하다. 상대 타자들은 "1회부터 직구가 낮은 코스로 들어오는 날엔 밴헤켄의 공을 치긴 힘들다"고 말한다.
다만 79년생으로 나이가 많다. 지금까지 출중한 이닝 소화 능력을 보여줬지만, 20대 중반의 어린 선수들처럼 힘에 넘치는 건 분명 아니다. 하지만 일본 구단은 그의 체력에 의문부호를 달고 있지는 않는 듯 하다. 최근 4년 동안 엔트리에서 말소된 것이 고작 한 차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빠진 것이다. 부상이 아닌, 전략적으로 제외된 것이란 얘기다.
그 동안 한국 무대에서 1선발 노릇을 하다 일본 무대에 진출한 외인은 여럿이다. 세스 그레이싱어, 다니엘 리오스, 켈빈 히메네스, 크리스 세든까지. 최근에는 릭 밴덴헐크가 작년까지 2시즌 동안 삼성에서 뛰다 소프트뱅크로 이적했다. 일본 구단은 기본적으로 검증된 선수에게 두둑한 돈 다발 안긴다. 다년 계약으로 안정성까지 보장한다. 국내 구단들도 암암리에 다년 계약을 하지만 규약상 매년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야 해 강제성이 없다. 일본과 외인 쟁탈전이 벌어지면 늘 밀리게 되는 셈이다.
밴헤켄은 20승 고지에 오른 지난 시즌 뒤에도 복수의 일본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여러 스카우트가 그를 지켜보고 돌아갔다. 하지만 2014년 12월1일 구단은 총액 80만달러에 밴헤켄과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그는 "올해 한국시리즈 진출로만 만족하지 않고 팀 동료들과 함께 우승을 위해 싸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때문에 올해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앞서 올 시즌 다승왕 에릭 해커(NC)도 일본 구단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NC와 재계약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