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필살기는 양날의 검이었다. '트리플 악셀'에 의존한 아사다 마오(25·일본)가 2015~2016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에서 꼴찌에 머물렀다.
아사다는 1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 125.19점에 그쳤다. 기술점수(TES)는 56.75점, 예술점수(PCS)는 68.44점이었다. 아사다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69.13점을 포함해 총점 194.32점을 기록했다.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 6명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트리플 악셀이 문제였다. 트리플 악셀은 공중에서 세바퀴 반을 회전하는 고난도 점프다. 아사다는 언제나 트리플 악셀을 고집해왔다. 하지만 이날도 트리플 악셀은 부족했다.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았다. 2.71점 감점이었다. 첫 점프 실패가 컸다. 이어진 점프들에게 계속 실수가 나왔다. 3회전 점프인 트리플 플립은 2회전으로 처리했다. 트리플 러츠에서는 도발로 착지해 0.80점을 감점당했다. 트리플 플립-더블 루프-더블 루프로 이어지는 3연속 점프에서도 감점을 받았다. 마지막 더블 루프의 회전이 부족했다.
아사다는 왜 트리플 악셀을 고집할까. 트리플 악셀은 성공만 하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여자 선수들은 근력과 지구력 문제로 트리플 악셀을 잘 하지 않는다. 아사다가 유일하게 실전에서 트리플악셀에 성공했다. 이것이 아사다의 발목을 잡았다. 트리플 악셀은 위험 부담이 크다. 성공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 그럼에도 아사다는 '성공했을 때의 그 한방'을 기대하며 트리플악셀을 고집했다. 결국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과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트리플 악셀에 실패하며 금메달을 놓쳤다.
이번 시즌 돌아온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을 내세워 자신의 5번째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을 노렸다. 우승한다면 이리나 슬루츠카야(러시아)를 제치고 이 대회 최다 우승 신기록을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믿었던 트리플 악셀에 발목이 잡히며 굴욕을 맛봤다.
우승은 러시아의 신예 에브게니아 메드베데바에게 돌아갔다. 메드베데바는 전날 쇼트프로그램(74.58점)에 이어 프리스케이팅(147.96점)까지 1위에 올라 총점 222.54점으로 그랑프리 파이널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메드베데바의 총점은 자신의 역대 최고점(206.76점)을 무려 15.78점이나 끌어올린 것으로 역대 여자 싱글에서도 김연아(한국·228.56점)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224.59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점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4위로 밀렸던 일본의 '기대주' 미야하라 사토코(17)는 프리스케이팅에서 2위에 올라서며 총점 208.85로 준우승했다.
한편 남자 싱글에서는 일본의 하뉴 유즈루가 역대 최고점을 경신하며 우승했다. 하뉴는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120.92점에 예술점수(PCS) 98.56점을 합쳐 219.48점으로 1위에 올랐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110.95점을 따낸 하뉴는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쳐 총점 330.43점으로 하비에르 페르난데스(스페인·292.95점)를 무려 37.48점차로 따돌렸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