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로 이적한 포수 정상호는 2001년 데뷔해 올시즌까지 SK 와이번스에서 통산 861경기에 출전했다. 상무에서 뛰었던 2004~2006년을 제외한 12시즌 평균 71경기에 출전한 셈인데, SK로서는 잔류시키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정상호는 인천 동산고를 졸업한 SK의 프랜차이즈 포수였다.
팀마다 차이는 있지만 포수는 한 시즌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포지션이다. 따라서 내년에는 정상호 없이 레이스를 벌여야 하는 SK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 SK의 주전 포수 자리는 누가 뭐래도 이재원이 맡아야 한다. 하지만 이재원은 풀타임 포수로 시즌을 치른 적이 없다. 이재원은 올해 140경기에 출전했는데, 포수로 선발출전한 경기는 67경기였다. 지명타자로는 63경기에 선발출전했고, 10경기는 교체 출전이었다. 주전이었던 정상호가 74경기에서 선발 마스크를 썼고, 허 웅과 김민식이 각각 2경기, 1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내년 시즌 이재원은 풀타임 포수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셈이 된다. 김용희 감독은 포수의 체력 관리를 각별히 신경쓰는 사령탑이다. 즉 포수 한 명에게 거의 전 경기를 맡기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재원으로서는 적어도 100경기 이상 선발을 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포수 이재원의 능력은 두 시즌 동안 검증을 받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타격에 있어서는 부담이 될 수가 있다. 지난해 이재원은 입단 이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면서 타격 실력을 인정받았다. 120경기에서 타율 3할3푼7리, 12홈런, 83타점을 때렸다. 올시즌에는 140경기에서 타율 2할8푼2리를 기록했다. 타율은 떨어졌지만, 100타점을 올리며 클러치 능력까지 갖춘 타자로 성장했다.
이러한 타격 실력을 풀타임 포수로 뛰어야 하는 내년에도 유지할 수 있을까. 이재원은 올해 포수로 출전했을 때는 타율 2할8푼6리, 7홈런, 50타점을 기록했고, 지명타자로 나섰을 때는 타율 2할8푼9리, 10홈런, 50타점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포수 출전시 3할1푼8리, 지명타자 출전시 3할5푼4리의 타율을 때렸다. 아무래도 수비 부담이 없는 지명타자로 출전했을 때의 기록이 좋을 수 밖에 없다.
바로 이 점이 이재원이 내년 시즌 극복해야 할 과제다. 아무래도 풀타임 포수로 출전하게 되면 투수들과의 호흡은 물론 주자 견제 등 경기 운영에 더욱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또 하나의 변수는 이재원의 뒤를 받칠 백업 포수가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것인가이다. 김 감독은 지난달 일본 가고시마에서 진행된 특별훈련서 두 명의 유망주 포수에 주목했다. 박경완 배터리 코치의 혹독한 지도 아래 김민식과 이현석이 구슬땀을 흘렸다. 김 감독은 두 선수를 가고시마 캠프 MVP로 선정했을 정도로 기대를 걸고 있다. SK의 백업 포수는 이 둘의 경쟁 체제다.
지난 2000년 창단한 SK의 주전 포수 계보는 양용모-김동수-박경완-정상호로 이어져 왔다. SK가 새해 포수 이재원 시대를 어떻게 열어 젖힐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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