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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공습]확 늘어난 코리안 빅리거, 국내야구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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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야구는 겹경사로 웃었다. 사상 첫 10개구단 체제, 목표로 했던 800만관중 돌파는 실패했지만 760만관중으로 신기록을 작성했다. 한국야구의 위상을 드높인 쾌거도 있었다. 프리미어12 초대 우승, 나아가 홈런왕 박병호의 포스팅 성공, 김현수의 볼티모어 입단까지. 내년엔 확정된 코리안 메이저리거만 6명이다. 박병호(미네소타) 김현수 외에 류현진(LA다저스), 추신수(텍사스), 강정호(피츠버그), 마이너리그에서 승격한 최지만(LA에인절스)까지.

올해 류현진의 어깨수술로 강정호와 추신수 등 2명의 코리안 메이저리거만 활약한 것에 비하면 괄목상대할만 하다. 한국 선수들이 세계 최고 무대에서 뛰는 것을 지켜보는 즐거움은 대단하지만 국내리그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 KBO 관계자는 "국내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두손 들어 환영할 일이다. 개인적인 꿈 실현으로 국내리그가 더 활성화 될 수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궁극적으로 리그는 더 건강해진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소폭의 관중감소 등 제한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마케팅과 경기력 향상, 편의 제공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한다. 벌써부터 온라인을 중심으로 메이저리그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팀수도 많고, 경기도 많고, 시차로 인해 새벽부터 오전까지 경기가 이어진다. 케이블과 온라인을 통해 대부분 경기가 생중계로 안방을 파고들 전망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중반 박찬호가 활약하던 때처럼 일정 부분 KBO리그 관중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의미한 수치 변화로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고, 국내리그의 성숙과 메이저리그에 대한 호기심 저하로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활약은 공교롭게도 국내리그 침체와 맞물렸다. 1995년 540만으로 역대 최다관중을 기록한 뒤 한국프로야구는 10년 넘게 침체길을 걸었다. 선동열 이종범 이상훈 구대성 정민태 정민철 등 인기스타들의 일본진출영향도 있었지만 당시 박찬호의 활약에 온 국민이 울고 웃었다. LA다저스는 박찬호의 소속팀을 넘어 국민적인 지지를 얻었고, 라울 몬데시와 마이크 피아자 등 LA다저스 선수들도 덩달아 유명세를 누렸다. 당시 전문가들은 박찬호의 활약이 국내야구 인기에 본의 아닌 마이너스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메이저리그의 월등한 경기력과 화려한 플레이는 신선한 자극이었다.

박찬호와 류현진은 약 15년 차이가 난다. 류현진은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14승을 거뒀다. 선발투수로 매번 등판일정이 확정돼 시청률은 물론이고 인기몰이가 용이했다. 국내야구는 2012년 715만명(정규리그) 관중에서 2013년 644만명(정규리그)으로 소폭 줄었다. 2014년엔 650만명을 기록했다. 박찬호급은 아니지만 류현진의 활약도 국내 야구팬의 관심을 어느정도 분산시킨 것은 분명하다. 류현진 관련기사와 동영상, 이슈들은 폭발적이었다.

내년에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KBO출신 선수들이 대거 도전장을 내민다. 강정호는 올시즌 신인왕급 활약을 펼치다 안타까운 부상으로 중도하차했다.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 추신수도 올시즌 후반기에 불꽃같은 활약을 펼치며 '먹튀' 논쟁을 종식시켰다. 홈런왕 박병호와 타격 머신 김현수는 신인으로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들 외에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이대호와 오승환이 성공적인 빅리거 변신을 완성하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 무려 8명의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미국 전역을 누비게 된다.

현재로선 미국발 충격파를 국내리그가 받아내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국내야구는 자신만의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기점으로 한단계 도약했다. 500만관중을 돌파한 뒤 600만, 700만을 거침없이 뚫었다. 내년에는 고척돔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등 새구장 볼거리도 더해진다. 국내팬들도 메이저리그에 꽤 익숙해져 있다. 해외파로 인해 휘청거릴 정도는 아니다.

다만 변수는 상존한다.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지 않고 인기구단인 엘롯기의 동반부진, 순위 고착화 등 악재가 쏟아진다면 팬들의 관심은 메이저리그로 더욱 쏠릴 수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