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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시리즈 체면구긴 국내 선발, 신바람 내 외국인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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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영예 중 하나가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 등판이다.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지만, 에이스로서 부담이 크다. 당장 상대 팀의 1선발과 맞붙어 이겨내야 한다. 개막전 선발을 기준으로 시즌 초 선발 로테이션이 돌아가는 만큼 에이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외국인 투수 비중이 높다보니 국내 투수의 개막전 선발이 많지 않다.

올해는 외국인 투수 6명, 국내 투수 4명이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다. 희비가 교차하고 아쉬움과 탄성이 오갔다. 대체로 국내 투수는 체면을 구겼고, 외국인 선발들은 좋았다.

1일 NC 다이노스전에 나선 KIA 타이거즈 선발 양현종. 시범경기에서 썩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김기태 KIA 감독은 에이스 양현종을 예우했다. 시즌 첫 등판 경기에서 6이닝 4실점. 4점 모두 홈런으로 내줬다. 이호준과 에릭 테임즈에게 2점 홈런을 내준 양현종은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놓쳤다. 양현종과 맞선 NC 선발 에릭 해커는 5⅔이닝 4실점을 기록하면서 개막전 승리에 실패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 양현종(2.44)과 다승 1위 해커(19승)의 선발 대결은 무승부로 끝난 셈이다. 그러나 개막전 승리는 NC가 가져갔다.

그래도 양현종은 SK 와이번스 김광현보다 나았다. kt 위즈전에 등판한 김광현은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4⅔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9안타 7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예상하지 못했던 난조였다. 삼성 라이온즈 차우찬은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 4실점(3자책)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LG 트윈스전에 나선 한화 이글스 송은범도 3이닝 3실점하고 승패없이 물러났다. 개막전에 선발로 나선 국내 투수 4명 모두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 중에서는 롯데 자이언츠의 조쉬 린드블럼이 가장 좋았다.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막고 정규시즌 고척스카이돔 첫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린드블럼에 맞선 히어로즈의 1선발 라이언 피어밴드도 6이닝 2실점(1자책) 호투를 했으나, 타선 도움을 받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는 삼성전에서 6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첫승을 신고했다. 두 외국인 투수가 '새집'에서 첫승을 노린 히어로즈, 라이온즈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같은 성적을 내고도 명암이 엇갈리기도 했다. LG 헨리 소사는 한화전에서 6이닝 4실점하고 동점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kt 슈가 레이 마리몬은 SK를 상대로 6이닝 4실점을 기록했는데, 팀이 8대4로 이겨 승리투수가 됐다.

개막 1~2차전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선발이 한화 김재영, KIA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였다. 홍익대를 졸업한 루키 김재영은 2일 LG전에서 1⅔이닝 3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시범경기 호투로 기대가 컸는데, 프로의 벽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9타자를 맞아 안타 4개, 볼넷 2개를 내주고 무너졌다. 올시즌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헥터는 2일 NC전에서 7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치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170만달러 연봉에 담긴 기대에 일단 부응한 셈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