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의 딸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반(反)부패 활동을 공개 비판하는 글을 이례적으로 게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리 전 총리의 딸인 리웨이링(李瑋玲) 여사는 1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에서 "시 주석이 '부패자'를 제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대체하는 게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2일 보도했다.
유명 신경외과 의사이자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의 여동생인 리 여사는 중국 당국이 작년 도주한 122명의 정부 관리를 체포하고 부패로 인한 손실액 230억 위안(3조9천834억 원)을 회수했다는 영국 일간 가디언 기사를 페이스북에 게시한 뒤 이같이 언급했다.
친(親)중국 성향인 동남아시아 국가의 고위층이나 가족이 중국 지도자를 공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리 여사의 오빠인 리 총리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해 비판적이었지만, 시 주석에 대해서는 거의 비판하지 않았다.
리 여사의 비판은 홍콩 세관의 싱가포르 장갑차 압수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으로 중국과 싱가포르 간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이뤄졌다고 SCMP가 전했다.
앞서 리 여사는 작년 4월 페이스북 계정에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영웅 숭배를 반대했을 것"이라는 글을 올려 오빠가 주도하는 리 전 총리 1주기 추모 행사를 강력하게 비판해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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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