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롯기'의 겨울은 뜨겁다. 겨울의 성패가 시즌의 향방을 가른다.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이슈의 중심에 섰다. KIA가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 최형우를 영입하면서 최초로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LG는 차우찬에게 투수 역대 최고 금액(4년 95억원)을 안겼다. 롯데는 내부 FA 황재균 잡기에 '올인'했지만, 그가 해외 진출을 결정하면서 일단락이 된 모양새다.
▶'큰손'으로 떠오른 KIA
KIA는 FA 영입에 가장 많은 지출을 한 팀이다. 타선 보강과 거포 갈증을 풀기 위해 최형우를 영입했다. 내부 FA도 모두 잡았다. 나지완과 4년 총액 40억원에 계약했고, 진통 끝에 '에이스' 양현종도 잔류했다.
외국인 전력에도 과감하게 투자했다. 내야수 브렛 필과 작별하고, 발 빠른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를 영입했다. 발이 빠르고 수비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또 양현종과 '원투펀치'를 이뤘던 헥터 노에시와 재계약했다. 또 제구력 좋은 좌완 팻 딘을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도 알차게 마무리했다는 평가다.
전력 누수는 없고 보강만 있다. 윤석민이 수술을 택했지만, 후반기에는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원했던 선수들을 모두 잡으면서 대권 도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김기태 감독의 계약 마지막 시즌인 만큼 지난해 이상(정규 시즌 5위)의 성적이 필요하다.
▶오랜만에 화끈하게 쓴 LG
LG는 지난 몇 년간 외부 FA 영입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겨울에 투수 '빅3' 중 한명인 차우찬을 잡았다. 차우찬은 원소속팀이었던 삼성 라이온즈 잔류와 LG 이적, 해외 진출까지 3가지를 두고 고민하다 LG를 선택했다.
LG는 차우찬을 얻고, 우규민을 잃었지만 선발진 보강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확실한 좌완 선발 투수를 확보했다. 외국인 선수 3명은 모두 재계약을 했다. 지난해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데이비드 허프와 '이닝이터' 헨리 소사, 차우찬, 류제국까지 4명의 선발 카드는 이전보다 안정감이 커졌다. 로테이션에 대한 고민을 덜게 됐다.
타선에서는 특별한 보강은 없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에 기대하고 있다. 오지환의 입대가 1년 미뤄지면서 주전 유격수 공백에 대한 우려는 사라졌다. 다만 베테랑들과의 FA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봉중근은 2년 15억원에 도장을 찍었으나 정성훈과는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소문만 무성한 롯데
롯데는 '엘롯기' 3팀 중 가장 시끄러우면서도 소득은 없다. 유일한 내부 FA 황재균를 결국 잡지 못했다. 황재균이 고민 끝에 메이저리그 도전을 결정했다. 황재균이 남았을 때와 떠났을 때, 2가지 모두를 가정해 전력을 구상했던 만큼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 구성은 마쳤다. 지난해 3명 모두 부진과 부상으로 마음고생 했던 롯데는 좌완 브룩스 레일리만 재계약했다. 내야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앤디 번즈를 영입했고, 우완 파커 마켈이 선발진을 책임진다. 3명 모두 몸값이 비싼 선수들은 아니다. 롯데는 영입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필요를 충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결국 롯데는 현재까지 전력 보강 없이 주전 3루수 황재균만 잃었다. '핫코너'를 누가 맡을지도 관건이다.
이대호의 거취가 주목된다. 롯데가 해외진출과 국내 복귀를 고민하고 있는 이대호를 품는다면, 이번 스토브리그의 최대 반전이 될 수도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