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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전 부회장 "CAS 제소 이유? 축구인으로 마지막 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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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전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은 FIFA의 제재에 대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기로 했다.

정 전 부회장은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FIFA 윤리위원회는 여전히 제프 블래터 전 회장의 청부업자를 자임하는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FIFA 제재에 대한 대응은 개인의 명예회복이 아닌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의 책임이다. CAS 제소를 비롯한 모든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FIFA 윤리위는 2015년 초 정 전 부회장에 대해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유치와 관련해 영국과 '투표 담합'을 했으며 ▶한국의 월드컵 유치를 위해 2010년에 동료 집행위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한국의 공약을 설명한 것이 '이익 제공'이라고 주장하며 2015년 10월 1심에서 제재 6년을 결정했다. FIFA 윤리위는 '투표 담합'과 '이익 제공' 등 당초에 문제 삼았던 주요 혐의의 입증에 실패하자 편지 발송의 '윤리적이지 않은 행동', 조사과정상의 '비협조' 등을 이유로 제재를 강행했다. 2심인 항소위에서 일부 정 전 부회장의 반론을 받아들였지만, 1심과 비슷한 결론을 유지한채 제재 5년을 결정했다. 정 전 부회장은 이 제재로 FIFA 회장직에 출마조차 하지 못했다.

정 전 부회장은 자신의 징계 부당함을 계속 강조했다. 심지어 제소 조차 할 수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정 전 부회장은 "FIFA 항소위는 지난 3월 24일에서야 항소 결정 설명문을 보내왔다. 지난해 7월, 항소위가 5년 제재 결정을 통보한 뒤 9개월만이다. CAS에 제소하기 위해서는 이 설명문이 필요한데, 지난해 11월 직접 편지를 써서 설명문을 빨리 보내달라고 촉구했음에도 FIFA 항소위는 아무런 해명도 없이 설명문을 주지 않다가 이제야 보냈다. 반면 블래터 전 회장은 지난해 2월 항소위의 결정이 나온 후 곧바로 결정문을 받아 CAS에 제소했다"고 했다.

정 전 부회장은 다음주 쯤 CAS에 정식으로 제소할 예정이다. CAS의 최종 결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정 전 부회장도 이번 법적 싸움이 자신에게 큰 실익이 없음을 알고 있었다. 다시금 FIFA 대권 도전을 할 뜻도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움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축구인으로써의 '마지막 소명'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정 전 부회장은 "개인적으로 인판티노 신임 회장이 FIFA를 바꿔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섰음에도 윤리위원회 사람들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다. 신임 회장이 주요 기구의 인사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관심을 갖고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FIFA가 변하려면 문제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지만 나에게 주어진 소명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 전 부회장은 FIFA를 바로잡기 위해 CAS 제소 뿐만 아니라 부당한 징계에 관련된 인사들에게 형사 고소·고발과 손해배상청구 등 응분의 법적 책임도 물을 것이라며 정면 대응을 선언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