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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평가 S등급 대구FC의 비결, 600명 엔젤클럽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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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시민구단으로 K리그 일원이 된 대구FC(구단주 권영진 대구시장)가 창단 이후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공신력 있는 공공 기관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또 구단 내부에선 제2의 도약을 위해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 구단주-사장-감독이 각자의 위치에서 삼위일체를 이뤄 구단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대구FC는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2016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평가한 프로구단 간 성과 평가에서 K리그 챌린지 10팀 중 유일하게 최고 S등급을 받았다. 프로구단 간 평가는 총 15개(마케팅 및 관리 비용의 총액, 비용총액 대비 마케팅 및 관리 비용의 증감량, TV 시청률(또는 인터넷 동시접속자수), 유료 평균 관중, 유료 평균 관중 증가율, 입장수익, 입장수익 증가율, 광고수익, 광고수익 증가율, 기타수익, 기타수익 증가율, 홈경기 승률, 리그 성적, 마케팅 혁신 및 사회공헌활동, 프로단체 정책사업) 지표를 바탕으로 실시했다.

대구는 입장수익, 마케팅 혁신 및 사회공헌활동 등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대구는 홈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에 입점해있는 영화관(CGV대구스타디움점)에 '대구FC 브랜드관'을 운영했다. 영화 시작 전에 경기 홍보영상을 상영하며 시너지를 높였다. 지난해 브랜드관 누적이용관람객이 총 9만명(9만1327명)을 넘어섰다.

또 경기장 좌석 일부를 테이블석으로 개조한 'CGV 좌석존'을 운영하며 쾌적한 관람석을 찾는 가족, 연인 관중 유치에 힘썼다. 이를 통해 2015년 대비 CGV 좌석존 판매가 480% 증가했다. 경기 30분 전에는 대구스타디움 육상트랙에 어린이와 가족단위 관중들을 위한 인기 뮤지컬 번개맨을 공연하는 등 색다른 팬서비스로 호응을 얻었다.

요즘 조광래 대구FC 사장은 자발적 후원 모임 '엔젤클럽'의 성장세에 놀라고 있다. 대구FC 엔젤 클럽은 대구 구단의 안정적인 재원 마련과 축구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결성된 후원 모임이다. 조광래 사장은 "현재 대구FC를 사랑해주시는 엔젤클럽 회원이 600명까지 늘었다. 우리 구단은 이 회원들, 그리고 앞으로 대구FC를 아껴주실 대구시민들과 함께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고 말했다.

개인과 단체의 형태인 엔젤클럽은 릴레이 방식으로 100만원씩 구단을 후원하고 있다. 2016년 발대식 및 비전 선포식 이후 전년대비 276%가 넘는 후원금을 유치했다. 엔젤클럽 멤버인 서한 조종수 대표이사는 "대구 기반 기업인으로 지역 프로축구팀과 함께 성장하고 싶어 기분 좋게 동참하고 있다. 우리 주변 기업인들에게도 함께 하자고 자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K리그 타구단에선 대구FC 엔젠클럽의 성공사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민구단이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선 시민들이 구단 운영에 참가하는 게 필수적이다. 대구FC의 엔젤클럽은 그 전 단계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충성도 높은 시민 서포터스가 나중에 주주로서 구단 운영에 참가할 수도 있다. 결국 엔젠클럽의 회원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경우 대구시가 대구FC 예산에서 부담해야 할 비중도 점차 줄게 된다.

대구FC는 2016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3년만에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했다. 대구는 4월 30일 홈에서 열린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8라운드서 빅팀 FC서울을 2대1로 제압,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전력의 열세를 극복한 짜릿한 승리였다. 손현준 대구 감독은 "우리가 늘 준비한 결과다. 서울이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상대가 잘 하는 걸 못하도록 준비한게 잘 맞아 떨어졌다. 우리는 클래식 무대에서 살아남는 게 목표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구FC가 어떤 팀에도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요즘 대구FC는 클래식 잔류 뿐 아니라 제2의 도약을 위해 시설 인프라 확충에 매진하고 있다. 옛 대구시민운동장 위치에 1만2000석 규모의 축구전용구장 신축 공사를 준비하고 있다. 또 선수단 클럽하우스 설계 작업에도 들어갔다. 대구FC의 행보가 유독 K리그에서 돋보인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