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경기 연속 출루. 야구를 보는 사람들은 이게 그렇게 대단한 기록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정말 엄청난 기록이다.
한화 이글스 김태균이 의미있는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좌전안타를 때려내며 70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갔다. 한 경기 4~5석 타석에 들어가 1번 출루하는 게 뭐 그리어렵나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직접 야구를 한 현장 출신으로 김태균을 대변한다면, 절대 쉽지 않은 기록이다. 야구 선수도 사람이기에,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나 상대 선발투수가 강한 공을 던질 때는 안타를 치거나 볼넷을 얻어내는 게 절대 쉽지 않다.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아직도 뛰고 있는 스즈키 이치로. 그의 야구 실력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 이치로도 연속 출루 경기 기록이 69경기였다. 이치로만큼 컨택트 능력이 좋고, 발도 빠른 선수의 기록을 넘어섰다는 자체가 대단하다. 김태균은 발이 빠르지 않은 가운데, 이치로의 기록을 넘어섰다는 것이 놀랍다. 그만큼 컨택트 능력에 있어서는 최고라고 인정해야 한다.
필자도 10년이 넘게 타석에 들어서는 일을 했다. 신나서 방망이를 돌리다, 한 번 슬럼프에 빠지니 21타석 무안타 경험도 해봤다. 타격이라는 게, 보기에는 쉬워보이지만 절대 쉽지 않다. 한 번 슬럼프에 빠지면, 기술적인 면보다 심리적 부분에서 지고 들어가는 게 많아 더 어렵다. 그래서 김태균이 대단하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자신의 정신 세계를 잘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대선수의 전제 조건이다.
프로의 세계에서 기록은 영원히 인정받을 수 있는 요소다. 선수라면 당연히 기록을 위한 집착을 해야한다. 김태균이 연속 출루 기록으로 화제를 모았으니, 이왕이면 계속해서 신기록 작성을 해나갔으면 좋겠다. 필자도 프로야구 무대에 이름을 남기고 있었다. 한 시즌 최다 3루타 기록이다. 92년 14개의 3루타를 치며 기록을 작성했고, '3루타의 사나이'라는 멋진 별칭까지 얻었다. 그 기록은 22년간 이어왔는데 2014 시즌 서건창(넥센 히어로즈)이 그 기록을 깼다. 그 모습을 코치로 벤치에서 봤다. 나도 사람인지라 영원히 프로야구 무대에 내 이름을 남기고 싶었다. 하지만 기록은 언젠가 다른 선수에 의해 깨어질 수 있다는 것이 당연하다. 김태균은 어렵게 새 기록에 대한 기회를 잡고, 잘하고 있으니 영원히 자신의 이름을 남길 수 있는 대기록을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포츠조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