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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초유의 팬덤 보이콧' 문희준 사태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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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H.O.T의 멤버인 문희준에 대한 팬들의 '보이콧' 논란이 커지고 있다. 보이콧은 조직적으로 벌이는 거부 운동으로, 부당한 행위에 대항하는 집단 행동이다. 팬들은 자신들을 기만했다며 집단 항의했다. 문희준 급의 스타 가수 가운데 팬들이 이처럼 대규모로 조직적으로 보이콧을 선언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논란은 H.O.T 팬덤인 H.O.T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서 멤버 문희준 지지를 철회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면서 불거졌다. 이들은 ▲팬을 기만한 행동, ▲거짓말로 팬과 대중을 기만, ▲무성의한 콘서트 퀄리티, ▲멤버 비하와 재결합 관련 경솔한 언행, ▲불법적 굿즈 판매와 탈세 의혹 등을 문제삼았다. 또 결혼이 지지철회의 이유는 아니라 강조했다.

팬들은 "문희준은 솔로 활동으로 록 음악을 시작하며 거센 비난을 받았고 팬들과 동고동락하며 어려운 시기를 극복했다. 그러나 군 제대 후 대중의 평판이 회복되며 문희준은 겸손한 자세를 버리고 각종 부적절한 발언과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유를 밝혔다. 또 "지난해에는 콘서트, 결혼, 재결합과 관련한 문제적 언행이 잦았다. 진정성 있는 해명과 사과 대신 변명으로 점철된 팬 기만적 편지와 굿즈 문제 무대응, 계속되는 멤버 비하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문희준은 유독 악플러에 시달려온 연예계 대표 인물이다. H.O.T 리더로 활약하며 가수 정점에 올랐지만 록 음악으로 솔로 가수로 나설 때는 팬들의 거센 비난으로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당시에도 묵묵히 그를 지켰던 팬들이었지만 군 제대 후 호감도가 상승하자, 문희준이 경솔한 발언을 일삼았고 미숙한 대응으로 심기를 건드렸다는 지적이다.

그중 일부는 최근에 불거졌던 소율의 혼전임신 관련 거짓말 논란이다. 문희준은 크래용팝의 멤버 소율과의 결혼 발표 당시 혼전임신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곧 사그러들었다. 그러나 최근 소율은 출산 사실을 밝히며 "문희준이 혼전임신을 알았음에도 숨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후 문희준은 "결혼 발표 당시 혼전임신을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았다"는 억울함을 대신했다. 모호한 답변과 적절치 않은 대응이 팬덤의 외면을 부추겼다는 게 팬들의 입장이다.

문희준은 결혼식을 앞두고 또 다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문희준은 결혼식을 하루 앞둔 지난 2월 11일 자신의 팬 카페를 통해 자신의 20주년 공연을 통해 번 돈으로 결혼 자금을 충당한다는 논란에 대해 심경을 밝혔다. 이른바 '팬들을 ATM(자동 인출기)로만 생각한다'는 비아냥에 대한 대응이었다.

문희준은 "방송에서도 결혼하는 데 돈이 많이 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래서 돈을 버는 거 아니겠냐'고 했고 이 말은 '돈을 쓸 때는 써야죠'라는 뜻이었다"며 "단 한 번도 팬들을 ATM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 이외에도 소율의 공연 관람 태도 등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으면 논란을 사실이라고 믿을 것 같아 밝히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반면, 문희준을 지지하겠다는 팬들의 목소리도 크다. 문희준 개인 갤러리엔 '문희준 갤러리는 문희준님을 영원히 지지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개인 갤러리에서도 의견은 엇갈리지만, 문희준의 편에 서서 응원하는 팬들도 많다.

팬이라면 당연히 자신이 지지하는 스타를 옹호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스타와 팬의 관계가 건강하다는 전제에서 올바른 문화도 나온다. 스타 역시 행동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할 때 팬들도 그에 걸맞는 사랑을 보내기 마련이다.

hero16@spro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