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적수가 없다. 이정후(넥센 히어로즈)는 이대로 신인왕 자리를 예약할 수 있을까.
넥센의 1차지명을 받고 올해 입단한 고졸 외야수 이정후는 현재까지 리그에서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다. 개막전때부터 1군 엔트리에 합류해 현재까지 한번도 전력에서 이탈한 적이 없다. 29일 기준으로 49경기 출전해 타율 3할4푼3리(172타수 59안타) 2홈런 19타점에 장타율 0.444 출루율 0.387로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의 성적을 내고 있다.
규정 타석을 채운 리그 전체 선수들과 비교해봐도 대단한 기록이다. 이정후는 서건창(0.361) 윤석민(0.353)에 이어 팀내 타율 3위지만, 리그 전체 8위다. 10위권 내에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김태균(한화 이글스) 나성범(NC 다이노스) 등 내로라하는 타자들이 즐비한 것을 감안하면 이정후의 활약도를 짐작할 수 있다.
보통 신인들은 누구나 슬럼프를 겪게 돼있다. 특히 1군 풀타임을 한번도 소화해보지 못했을 경우 침체되는 시기는 분명히 온다. KIA 타이거즈의 베테랑 이범호는 "프로 1년차 신인들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 뿐만 아니라 관중들의 응원소리에도 긴장이 될 수밖에 없다"며 신인들이 프로에 처음 왔을 때 느끼는 혼란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현재까지 슬럼프가 길지 않다. 시즌 초반 무섭게 치고 나가다가 4월 중순 무렵 잠시 주춤한 경기도 있었지만, 빠른 속도로 페이스를 회복했다. 4월 월간 타율이 3할9리인 반면 5월 월간 타율은 3할9푼2리로 오히려 훨씬 크게 상승했다. 1군 투수들에 대한 적응력이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까지 올해 신인왕에 가장 유력한 후보가 바로 이정후다. 특별한 라이벌이 없다. 타 팀 뿐만 아니라 넥센 내에서도 신인왕 후보로 언급되는 선수들이 있었지만, 최근까지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는 선수는 이정후 뿐이다.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도 훨씬 좋아지고 있다. 외야로 완전 전향한 이정후는 중견수와 코너 모두 번갈아 출전하며 여러 상황에 적응 중이다.
이정후가 큰 부상 없이 현재의 감을 시즌 끝까지 유지한다면, 넥센은 2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하는 경사를 누리게 된다.
그가 도전하는 기록은 또 하나 있다. 바로 역대 최초 고졸 신인 3할이다. 그동안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기록이다. 이정후는 최근 9번 타순에서 편안함을 느끼며 팀 공격의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신인왕과 고졸 최초 3할까지 동시에 거머쥘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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