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혁(31)이 2017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매치 킹'에 등극했다.
김승혁은 11일 경남 남해의 사우스케이프 오너스클럽 선셋·선라이즈 코스(파72·7183야드)에서 벌어진 KPGA 코리안투어 유일의 매치플레이 대회인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이정환(26·PXG)과의 첫 번째 연장 승부에서 승리를 따냈다.
KPGA 코리안투어 3승을 달성한 김승혁은 지난 2014년 상금왕과 대상 그리고 신인왕을 휩쓴 특급 스타 플레이어다. 그 해 한국오픈과 SK텔레콤오픈 등 특급 대회에서 2승을 거뒀고 일본 도카이 클래식을 제패했다. 일본투어를 주 무대로 삼은 김승혁은 국내 대회 출전이 많지 않았지만 나올 때마다 우승 후보로 꼽혔다.
김승혁의 결승 상대는 '무명' 이정환이었다. 이정환은 2010년 데뷔했지만 우승은 고사하고 시드를 지키는데도 허덕이며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1년, 2012년, 2015년에는 시드가 없어 2부 투어에서 뛰었다. 중국 투어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상금랭킹 127위에 그쳐 시드를 잃은 이정환은 시드전을 다시 치러 가까스로 올해 투어에 복귀했다. 절치부심, 이정환은 전남오픈 6위에 이어 SK텔레콤 오픈 8위에 올라 희망을 본 뒤 이 대회 32명을 뽑는 예선에서 27위를 차지해 출전권을 잡았다.
이날 결승 전반 9홀은 김승혁의 우위였다. 3번 홀(파4)에서 먼저 홀을 내줬지만 4번 홀(파3)과 5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로 승리를 따내며 1홀 차로 앞서갔다. 특히 13번 홀(파4)에서도 버디로 홀을 따내 2홀 차로 격차를 벌렸다. 그러나 15번 홀(파4)과 16번 홀(파3)에서 이정환에게 내준 김승혁은 결국 연장에서 승부를 확정지어야 했다.
우승을 향한 김승혁의 투지는 연장 첫 홀에서 빛났다. 티샷 실수 이후 러프에서 어려운 두 번째 샷에 이어 컨시드 버디를 낚겠다는 일념으로 친 세 번째 샷이 홀 컵 30m 옆에 붙었다. 이 한 방으로 김승혁은 이정환을 꺾고 3년 만에 KPGA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임신 중인 아내에게 큰 선물을 안긴 김승혁은 "아이 태명이 승리다. 내 이름에서 '승'자를 따고, 아내 이름에서 '리'자를 따서 만들었다"며 활짝 웃었다.
3위는 이형준(25·JDX)이 차지했다. 이형준은 전가람(22·연천군)과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하다 2홀을 남기고 3홀 차로 앞서 3위에 올랐다. 5~6위전에선 송영한(26·신한금융그룹)이 웃었다. 송영한은 김비오(27)를 맞아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승리해 5위에 랭크됐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